'설거지옥 해방' 필수템 '음식물 처리기' '식기세척기'..시장 규모 3배 ↑

“집에서 가족과 밥을 먹는 건 좋은데, 설거지가 너무 힘들어요.”
“음식물 쓰레기도 많아지고, 그릇 닦느라 너무 힘듭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조리 횟수만큼 증가한 설거지에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많다. ‘설거지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최근 가전업계에서 설거지 고민을 해결해주는 제품이 인기를 얻는 배경이다. 음식물 처리기, 식기 세척기 등이 집콕족의 필수 신(新)가전으로 떠올랐다.

▶음식물 처리기 인기 훨훨
▷홈쇼핑서 1분당 24대씩 팔려
음식물 처리기는 말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가전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 건조하거나 미생물로 분해해 쓰레기 부피를 줄여준다. 집밥을 찾는 인구가 늘면서 가정에서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덩달아 증가했다. 이 때문에 음식물 냄새를 없애고, 쓰레기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음식물 처리기가 집콕족의 ‘잇템(it+item·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삼성전자, SK매직 등 대기업도 눈독을 들이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기는 수치로 나타난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음식물 처리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0% 상승했다. 쿠쿠전자가 올해 7월 내놓은 ‘맘편한 음식물 처리기’의 8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593% 급증했다. 신일전자는 7월 말 ‘에코 음식물 처리기’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해당 제품을 8월 18일 CJ온스타일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한 결과, 1시간 만에 1620대를 팔며 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분에 24대씩 팔려 나간 셈이다. 전자랜드도 올해 5월부터 8월 15일까지의 음식물 처리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7% 성장했다.
가전업계는 음식물 처리기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중견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SK매직 등 대기업도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특허청에 음식물 처리기와 관련된 상표권을 출원했다. 대기업의 잇따른 시장 진출에 힘입어 지난해 10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올해 2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업계는 2023년까지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생활 편의를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추세다. 집밥족이 증가하며 쾌적한 주방 환경을 조성해주는 도우미 가전 수요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그릇만 씻는 세척기는 그만
▷스팀·살균·건조·보관까지
그릇을 씻고 보관하는 데 효과적인 식기 세척기도 인기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식기 세척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제조사별로 보면 LG전자는 같은 기간 약 300%, SK매직은 약 250% 판매량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00%가량 증가했다.
해가 바뀌어도 성장세는 멈추지 않는다. 롯데하이마트 조사 결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식기 세척기 매출은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80% 상승했다. 쿠쿠전자는 2021년 상반기 식기 세척기 판매량이 전년도 상반기에 비해 175% 급증했다.
최근에는 단순 세척만 하는 기기 대신 특수 기능을 넣은 제품으로 진화하는 추세다.
시장점유율 40%로 업계 1위 SK매직의 식기 세척 후 그릇을 건조하고 보관까지 할 수 있는 ‘트리플케어 와이드’가 반응이 좋다. 2021 CES(세계가전박람회)에서 CES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전자는 스팀 세척 기술을 탑재한 ‘디오스 시리즈’로 인기를 끈다. 지난 7월까지 LG 디오스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스팀 모델 비중은 95%를 넘어섰다. LG전자가 해당 제품을 처음 선보인 2019년 50% 수준에서 2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 대세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제품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는 ‘비스포크’로 승부수를 띄웠다. 주방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0월 삼성전자 식기 세척기 매출 중 비스포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했다. 올해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식기 세척기 비스포크 ‘카운터톱(주방 가구 위에 올려 두고 쓰는 제품)’을 내놨다. 젊은 소비자의 마음을 붙잡아 시장점유율을 끌어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이 격화되며 갈수록 세부 기능이 추가된 프리미엄 식기 세척기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임영석 롯데하이마트 생활2팀장은 “식사 후 뒷정리를 간편하게 돕는 식기 세척기 등 이른바 ‘편리미엄’ 가전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가전업계도 디자인과 성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계속 선보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물 처리기, 식기 세척기 잘 고르려면
하수구 막힘 등 문제점 미리 파악해야
음식물 처리기와 식기 세척기를 무턱대고 골랐다가는 주방의 골칫거리가 되기 쉽다. 주방 상황과 개인 취향에 맞춰 ‘알맞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우선 음식물 처리기는 주방 환경에 따라 ‘프리스탠딩’과 ‘언더싱크’ 중 택일해야 한다. 주방에 여유 공간이 많다면 하수구와 연결하지 않는 ‘프리스탠딩’ 타입을, 공간이 부족하다면 하수구 근처에 설치하는 ‘언더싱크’를 설치하는 게 좋다. 단, 언더싱크의 경우 환경부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야 한다.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은 음식물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 못해 하수구 막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프리스탠딩 제품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식에 따라 ‘건조 분쇄형’과 ‘미생물 분해형’으로 나뉜다. 건조 분쇄가 2세대, 미생물 분해가 3세대다. 건조 분쇄 방식 제품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지만 교체해줘야 할 소모품이 많고 전기료가 많이 나간다는 단점이 있다. 미생물 분해 방식은 소모품이 적지만 가격이 다소 비싸다. 또 미생물이 내는 특유의 냄새가 있어, 냄새에 민감하다면 사용이 힘들 수도 있다.
식기 세척기 역시 설치할 주방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공간이 넓다면 프리스탠딩, 작다면 빌트인 제품이 좋다. 또 이사를 자주 가는 1인 가구라면 소형 제품인 ‘카운터톱’ 제품이 유용하다.
대형 가전인 만큼 다른 가구와의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 인테리어에 맞게 제품 디자인을 골라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에 맞춰 제품을 골라야 한다. 세척력을 중시한다면 세척 특화형 식기 세척기를, 건조·보관 기능을 중시한다면 건조 특화형 제품이 좋다.
[노승욱 기자,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8호 (2021.10.06~2021.10.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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