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상직 "김태년 의원 등이 부탁해 이스타항공 대표 임명"
"김태년·신문사 회장·국회의원 등이 전방위 부탁"
공범 기소된 최종구, 대 정치권 창구 역할 가능성
순천고 동기인 김태년 "(부탁했는지) 기억에 없다"
이상직,측근 최종구 인사비화 공개한 배경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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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스타 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2017년3월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4선) 등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를 임명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형 이경일 전 이스타 항공 회장에게 "2017년 3월경 이스타 항공 대표이사가 김영식에서 최종구로 바뀌었다"며 "(당시) 김태년 의원, 모 신문사 회장, (또다른) 국회의원 등이 전방위로 내게 (최종구 대표 임명을) 부탁해 증인(이경일)과 상의했고, 결국 가족회의를 해 최종구를 (대표로) 임명한 것이죠"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경일 전 회장은 "네"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김태년 의원은 "(그런 부탁을 했는지) 기억에 없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최종구 전 대표는 모두 7명이 기소된 이번 사건에 이상직 의원에 이어 두 번째 피고인으로 공소장에 기록된 핵심 인물의 한명이다. 이상직 의원의 오랜 측근으로 이스타 항공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대표에 오른 최 전 대표는 임금체불·횡령 등 4건의 위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전 대표는 지난 8월 법정에서 "(이 사건 주범은) 이상직 의원"이라 주장했다. 그는 수사 초기 6번 조사를 받으면서 이 의원을 옹호했지만, 이후엔 "이스타 항공의 실질적인 오너는 이상직 의원이며 그의 지시가 없으면 (5백억원대 횡령·배임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최 전 대표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와 진술이 너무 명백해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상직 의원은 "최 전 대표가 허위진술을 하면서 내게 책임을 모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는 이를 부인하면서 "이상직 의원의 지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랐다"고 진술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상직 의원이 29일 재판에서 "2017년 김태년 의원 등이 부탁해 최 전 대표를 이스타 항공 대표에 임명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발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스타 항공 소식통은 "최종구 전 대표는 출신 학교인 순천고·한양대 인맥을 활용해 정계·법조계 등과 회사를 잇는 창구 역할을 했다. 김태년 의원도 최종구 전 대표와 순천고 동문"이라고 했다. 김유상 이스타항공 부사장도 지난달 8일 재판에서 "최종구 전 대표는 지인 국회의원들을 상당수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가 국회 다니는 길에 이상직 의원실을 많이 들른 기억이 난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언론에 따르면 최 전 대표는 이상직 의원의 지시로 민주당 의원 등 지도층 인사들의 청탁을 받고 이스타 항공 입사 지원자를 추천해 70여명이 부정 채용되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회사 인사팀 문건에는 지원자 이름 옆에 '의원님''의원님 추천'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여기 연루된 전·현직 의원이 5명에 달한다"며 "이런 최 전 대표가 여당 의원 등의 부탁으로 대표에 임명됐다고 이상직 의원이 공개 발언한 만큼 최 전 대표를 고리로 정치권과 이스타 항공이 어떤 관계를 형성했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전주지검(지검장 문성인)은 이스타항공이 태국 저가항공사 타이이스타 설립 비용으로 회삿돈 71억원을 횡령했다는 이스타항공 노조의 고발과 관련,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 전 본부장 A씨를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이스타는 문재인 대통령 사위 서모씨가 고위직으로 특혜채용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강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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