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골 넣은 포항 이호재 "이기형 아들이 아닌 이호재, 이제 시작이죠"
이호재(21·포항)가 강렬한 멀티골과 슈팅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프로축구연맹은 6일 이호재가 2021 K리그1 33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호재는 지난 3일 광주FC와 치른 원정 경기서 1-2로 뒤진 후반 30분 교체로 들어가 37분과 45분에 연이어 골망을 흔들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1·2호 골이자 자신의 데뷔 골이었다. 이호재의 맹활약 덕에 4연패에서 벗어난 포항(승점 42)은 파이널A 경쟁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당시 투입 상황에 대해 이호재는 "팀이 4연패에 빠져 있었다. 파이널A로 가려면 무조건 이겨야 했다. 동점골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골 넣으려는 각오였다"고 되새겼다. 이어 데뷔 골에 대해서는 "프로 무대에서 골을 넣었다는 생각에 엄청 기뻤다. 공이 날아가는 그 순간이 엄청 느리게 느껴지더라"며 웃었다.
이호재는 국가대표 시절 강력한 슈팅으로 '캐논 슈터'라는 별명을 가졌던 이기형 전 인천 감독의 아들이다. 이날 경기서 이호재도 아버지를 연상케 하는 슈팅을 선보여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후반 45분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었고 득점이 되지는 않았지만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추가시간 5분에도 강렬한 슈팅을 때렸다.
이호재 또한 자신의 강점으로 슈팅 능력을 언급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슈팅으로 골을 많이 넣었었다. 골을 넣는 경험을 겪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나의 장점"이라면서도 "슈팅 파워는 타고난 거 같은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 슈팅 정확도를 위해 운동을 더 해야 할 거 같다. 정확도를 보완해 월드클래스급 슈팅 능력을 갖추는 게 내 목표"라고 다짐했다.
이호재는 데뷔 9경기 만에 라운드 MVP가 될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었다. 그는 데뷔전이었던 인천과 1라운드 홈 경기서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이후에는 벤치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시즌 중에는 2군에도 다녀왔다.
그러나 이호재는 자신을 단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2군에 내려가서 개인 훈련 열심히 했다. 23세 이하(U-23) 대표팀에도 다녀오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며 "고려대와 연습 경기 때 골을 넣으면서 찾은 자신감이 광주전까지 이어졌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주시는 (신)진호 형과 (신)광훈이 형께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제 목표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호재는 "내가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잘하든 못하든 아버지 이름이 언급됐었다"며 "아버지께서 '이기형 아들'이 아닌 '이호재'라는 이름이 더 각인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라고 용기를 많이 주신다. 이제 시작이니깐 자만하지 말고 한 단계 더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항은 오는 24일 인천과 24라운드 순연 경기를 치른다. 파이널A행을 위한 중요한 경기다. 이호재는 "더 많은 골을 넣어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남은 시즌 목표다. 파이널A에 진출해 더 좋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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