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뷰㉚] 정다니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했더니"..그에게 일어난 마법

류지윤 2021. 10. 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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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과 크리에이터 겸업
책 출판 논의 중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유튜브 채널 '뷰티 나니'를 운영하고 있는 정다니는 낮에는 피부관리사로 밤에는 크리에이터가 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뷰티 지식을 알린다. 피부과에서는 피부 상담이나 관리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까지 맡고 있어 정다니의 머릿속엔 피부 타입 별로, 어떤 관리를 해줘야 하는지, 어떤 성분의 제품이 효과적인지 고스란히 정리돼 있다.


그의 채널은 실생활에서 누구나 한 번쯤 피부로 고민했을 법한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한다. 여드름과 블랙헤드, 피지, 모공 등 제품에 의존하기보다는 원인과 존재를 파악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한다. 또한 피부과 직원으로서 시술, 관리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은 영상도 눈길을 끈다. 솔직하고 귀에 쏙쏙 박히는 설명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뷰티 지식을 아낌없이 구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돈은 나누면 반이 되지만 지식은 배가 되잖아요. 예전부터 올바른 뷰티 지식을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걸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유튜브였고요. 원래는 대학 강단에 서고 싶은 게 목표 중 하나였는데, 생각보다 강단에 들어가는 문이 좁더라고요. 또 제가 발랄한 성격인데 강단에서 딱딱하게 강의하고 있을 걸 상상하니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내 생각과 특색을 살려서 익살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됐어요."


크리에이터란 직업을 먼저 추천해 준 것도,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준 것도 곁에 있는 남편이다. 밝은 성격의 정다니의 성향을 파악해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왔다. 정다니는 남편을 두고 "내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저는 유튜브가 막연하고 진입장벽이 높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의 남편이 '유튜버 하면 좋을 것 같아'라고 말해줬어요. 망설이고 있는 제게 말했던 딱 네 글자가 제 마음을 움직였어요. 그때 남편이 제가 고민하니까 '별거 없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 말이 너무 힘이 됐어요. 사람들이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하면 좋은 카메를 사야 하고 조명도 사야 하고 스튜디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들 하는데 직접 스마트폰으로 시작해 보니 정말 별거 없더라고요. 만약에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별거 없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정다니가 피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17살 때다. 목표 없이 달리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정확하게 정한 후 계획을 세워 나아가고 싶었다. 이에 학업과 피부 미용학원을 병행하며 고등학생 시절을 지냈다. 당시의 피부관리사를 향한 선입견이 그를 더 높게 올라가고 싶게 만들었다.


"제가 시작할 때만 해도 미용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공부 못하는 친구가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최후의 수단으로 돈 벌려고 일하는 직업이라고 바라봤죠. 지금도 솔직히 없다고는 못하겠어요. 하지만 저는 잘할 수 있는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드는 것이 유익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런 인식에서 탈피하고자 더 피부에 대해 열심히 공부를 하고 대학원까지 진학했어요."


두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다 보니 출·퇴근길에도 가만히 시간을 흘려보낼 수 없다. 자는 시간까지 줄여 직장과 크리에이터로서 충실하려 한다. 물론 체력적으로 고되고 지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영상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걸 느끼기 때문에 마음은 지치지 않는다.


"10대 친구들이 제가 만든 영상을 본 후 메시지를 보내와요. 한 친구는 제가 제시한 방법을 실천해서 전과 후의 피부를 보내줬어요. 그러면서 예전에는 남들과 비교하고 자신감이 떨어졌는데 피부가 좋아지면서 자존감도 높아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너무 뿌듯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길 잘했다고 느낄 때죠."


하지만 각자 피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의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당황스럽게 만드는 댓글을 마주할 때도 있단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이 모든 피부에 다 맞을 순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화장품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피부에 잘 맞을 건지,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해요. 가끔 불만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물론 계세요. 마음은 아프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해요."


그는 유튜브에서 본캐는 뷰티 나니지만, 부캐는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티나니다. 지난해 tvN '2030 부의 미래'에 출연해 집을 마련하기 위한 부동산 투자 방법에 이야기했다. TV 출연을 하게 된 과정을 들어봤다.


"아파트를 어떻게 샀는지란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어요. 저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저한테 맞게 쉽게 절약할 수 있는 팁을 알려드렸어요. 그랬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주시더라고요. 지속적으로 할 수만 있다면 따로 경제 채널을 파고 싶어요."


그는 현재 출판사와 자기계발 책을 출판하려 논의 중이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냈더니' 마주한 자신의 경험도 나누려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색깔을 찾아 당당하게 살아나가길 바란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해냈으면 좋겠어요. 여기서 포인트는 '좋아하는 일'과 '끝까지'입니다. 둘 중에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룰 수 없어요. 좋아하지 않으면 쉽게 한계에 부딪칠 테고 끝까지 안 하면 원하는 도착점에 다다를 수 없죠. 처음 유튜브 시작할 때 수입이 11개월 동안 0원이었어요. 그 시기를 견디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함이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자기 PR 시대잖아요. 본인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함으로써 자신을 드러내죠. 멋진 일인 것 같아요"


그의 최종 목표는 자신의 이름을 건 사업체를 꾸리는 일이다. 지금은 피부라는 한정된 카테고리 안에서 구독자들과 만나고 있지만, 자신의 영상, 더 나아가 자신의 책이나 교육으로 인해 번지는 나비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피부 고민 하나를 해결했더니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여고생처럼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뷰티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자가 되는 겁니다. 그걸 중심으로 폭을 넓혀가고 싶어요. 폭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저의 지식이 될 수도 있고요. 최근에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 자격시험에 응시해 합격했어요. 피부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지금도 공부하고 있어요. 또 뷰티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의 고민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멘토 같은 역할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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