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안 맞는 게 왜 잘못이죠?" "2차 접종은 안 할래요"..'백신 거부' 외치는 사람들
1차 접종 후 부작용 시달려 2차 접종 피하기도
엄중식 교수 "접종 강요할 순 없어..미접종자 유행 막을 고민해야"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인천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29)는 백신 접종 후 부작용·후유증에 시달리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접종을 포기했다. 박씨는 "부작용 관련 언론 보도도 많았지만, 주변 지인 중에서 탈모나 심장 두근거림, 부정출혈을 겪은 사람이 많았다. 접종 후 바로 부작용이 없다고 해도 3년 또는 5년 뒤라도 어떤 부작용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안전성이 보장되면 당연히 맞겠는데 그런 것도 아닌 상황에서 접종완료자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을 고려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 비율은 늘고 있지만, 박씨처럼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접종을 꺼리는 시민들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백신 접종 완료율은 50.1%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접종을 완료했다.
그러나 백신 미접종자의 추가 예약 참여율은 저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까지 미접종자(583만1755명)의 추가 접종 사전 예약을 진행했으나 이 중 51만7793명(8.9%)만이 예약에 참여했다. 아직 530만여 명이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이다.
1차 접종 뒤 후유증에 시달린 경험 때문에 2차 접종을 망설이는 시민도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3)는 "1차 접종 후 2주간은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피곤함과 두통, 가슴 통증을 느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백신을 맞은 다음날은 가슴이 답답한 느낌 때문에 응급실까지 다녀왔다"라며 "이런 증상은 4~5일 계속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졌지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털어놨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1차 접종자의 0.6%가 정해진 접종 기간 내에 2차 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차 접종이 1차 접종과 비교해 부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차 때 부작용 있었는데 2차 꼭 맞아야 하나" "무서워서 2차는 맞기 싫다" 등 2차 접종이 꺼려진다는 누리꾼들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특히 백신거부 의사를 밝힌 시민들은 정부가 '백신패스' 등 접종완료자에게 다중이용시설 사용 시 혜택을 주는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접종을 강요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백신패스란 코로나19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발급하는 보건증명서를 말하며, 정부는 미접종자들의 경우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지참했을 때만 다중이용시설·행사 등 출입을 허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백신패스는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패스 도입으로 접종을 꼭 해야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이는 결국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미접종자들보고 이기적이라고 하는데, 사람 목숨과 직결된 문제 아닌가. 백신을 접종하는 건 개인의 자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백신패스는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이 아니며, 유행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보호 조치라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일 "향후 단계적 일상 회복 체계에서는 전체 확진자 규모보다 중증 환자와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높은 미접종자의 유행 규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각종 생업 시설의 인원·시간 등의 제한을 해제하면서 미접종자의 감염 가능성이 큰 위험시설과 활동, 대규모 행사 등의 유행 규모가 커지지 않도록 통제하는 수단이 백신 패스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백신 미접종자에게 접종을 강요할 순 없으며, 미접종자에 대한 당국의 관리체계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접종을 강요할 수는 없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2년 가까이 되어가고 국가에서 국민 부담 없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하는 것은 곧 끝이 날 것이다. 치료비 일부를 시민들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패스는 사회경제 활동의 정상화를 위해 미접종자의 코로나19 유행을 막고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미접종자의 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당국의 고민과 정책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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