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줄 주식 잘 사려면..알아야 할 이 숫자 [부모탐구생활]
김초보 과장, 요즘 사람들과 주식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아이의 증권 계좌에 사둘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해서죠. 김초보 과장이 아이의 계좌에 사 넣어둔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오른다면 훗날 아이의 대학 등록금이나 결혼 자금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떤 종목이 좋은지, 왜 좋은지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종목을 추천해주는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찍은 종목이 좋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요? 김초보 과장은 추천 받은 그 기업이 경쟁사 보다 더 좋은 기업인지 스스로 판단해보고 싶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좋은 기업? 매출과 순이익을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사려는 종목이 성장 중인 기업인지 따져보는 데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건 매출액과 순이익의 추이를 확인하는 겁니다. 매출액은 그 기업이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기업의 외형, 즉 회사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죠. 순이익은 그렇게 번 돈에서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돈을 말합니다. 순이익을 보면 기업의 체질, 즉 회사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두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출액이 꾸준히 늘어나고, 순이익도 증가한다면 성장 중인 기업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돈도 많이 버는데, 비용을 떨어내고 남은 돈도 많아진다는 건 회사의 외형도 커지는 동시에 체질까지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매출액과 순이익이 매 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회사는 어떨까요? 이미 경영 성숙기에 도달해서 안정적이고 예상 가능한 수준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탄탄한 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출이나 순이익이 점점 줄어드는 경우라면, 회사가 처한 경영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뜻이겠죠.
매출액과 순이익을 잣대로 기업을 판단하는 건 아주 쉽고 명쾌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경쟁사의 주식과 이 회사의 주식 중 어느 것을 사는 것이 유리한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두 회사의 매출액 규모가 같다면, 순이익이 더 높은 회사를 사는 것이 유리합니다. 매출과 순이익 규모가 모두 같다면 더 싼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하겠죠.
하지만 실제로 살펴보면 같은 업종에 속한 회사라고 해도 규모가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두 기업의 매출액이나 순이익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럴 때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이라는 지표를 참고하면 도움이 됩니다. PER을 활용하면 이 회사의 주가가 경쟁사보다 싼지, 비싼지를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PER가 낮다=실적에 비해 주가가 싸다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는 현재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주당순이익은 순이익을 발행된 주식 수로 나눈 것이죠. 즉 주식 1주가 벌어들이는 이익을 뜻합니다. 현재 해당 주식의 가격(주가)이 그 주식이 벌어드이는 순이익을 고려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죠. PER이 높다는 건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 되어 있다(비싸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PER이 낮으면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 되어 있다(싸다)는 의미고요.
예를 들어볼까요? 같은 업종 내에서 경쟁 중인 A, B 두 개의 기업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약 A기업의 현재 주가가 1만원이고 A기업의 1주당 순이익이 500원이라면, A기업의 PER은 20입니다. B기업의 주가가 2만원이고 B기업의 1주당 순이익이 4000원이라면, B기업의 PER은 5가 되겠지요. 주식 가격만 보면 A기업의 주가가 더 싸 보이지만, 실적을 감안하면 B기업이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PER은 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PER은 내가 투자한 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PER을 구하는 식을 조금 변형해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라고 했죠? 이 식에서 분자와 분모에 각각 주식 수를 곱해봅시다.
분자는 주가인데, 여기에 주식 수를 곱했습니다. 그러면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이죠. 분모는 1주당 순이익인데, 여기에 주식 수를 곱하면 그냥 순이익, 즉 해당 기업의 순이익이 됩니다. 내가 지금 이 기업을 통째로 사는 데 필요한 돈을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죠. 순이익은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돈입니다. 이 회사를 통째로 사는 데 쓴 돈(투자금)을 순이익으로 나누면, 내가 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 나오는 것이죠.
앞서 들었던 A기업과 B기업 얘기로 돌아가보죠. PER이 5배인 B기업은 기업을 인수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5년이 걸립니다. 반면 PER이 20배인 A기업은 기업을 인수할 때 들였던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20년이 걸립니다. A기업보다는 B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느낌이 오시죠?
이처럼 PER을 활용하면 관심 있는 종목의 업종 내 투자매력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PER은 과거의 실적 데이터와 현재 주가를 비교한 지표이므로, 미래가치를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PER이 높은 기업은 미래에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받고 있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실적이 안좋지만, 곧 성장의 기회를 잡을 거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죠. 이러한 특징을 잘 이해한다면, PER을 활용해 나만의 매매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NH투자증권 Premier Blue본부 강지은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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