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람보다 돈..절대 스스로 못 고쳐" 내부 고발자의 호소

전웅빈 2021. 10. 6.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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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한다. 그들은 의회 도움 없이는 (스스로) 이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다.”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은 5일(현지시간) 미 연방상원 상무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 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페이스북은 극단을 부추기고 갈등을 조장하는 형태로 알고리즘을 조정했고, 이는 단순히 돈을 더 벌려는 조치였다는 게 그녀 증언의 핵심이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 사용 연령을 17세로 높여야 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회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회사는 부작용을 알면서도 무시했다. 그들은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 투명성을 높이고,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게 플랫폼 기업 내부고발자의 요청이다.

하우겐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회사 리더십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천문학적 이익을 주기 때문에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우겐은 2018년 회사가 알고리즘을 조정해 사용자와 비슷한 감정과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게시물 노출에 더 많은 가중치를 부여했다고 증언했다. 페이스북 이용률이 떨어지자 마크 저커버그 대표가 당시 도입한 ‘MSI’(Meaningful Social Interaction) 전략이다.

하우겐은 그 결과 페이스북이 더 분노하는 플랫폼이 됐고, 양극화와 잘못된 정보, 충격적 콘텐츠를 조장하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필터버블, 에코 체임버 현상 등으로 극단이 강화되는 알고리즘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우겐은 “페이스북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이익과 시민의 안전 사이에서 갈등하는 회사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마주했다. 회사는 자신의 이익을 선택했고, 그 결과 더 많은 분열과 해악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은 우리의 안전을 이용해 수익을 내고 있다. 회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을 먼저 선택한다”고 했다.

그녀는 “페이스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며 “페이스북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선택들은 우리 자녀들이나 우리 사생활과 민주주의를 위한 공공 안전에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종 책임은 저커버그에 있다”고 했다.

하우겐은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의 규제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녀는 “페이스북에 있는 동안 파괴적 진실을 깨닫게 됐다. 밖에서는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회사는 자신들이 대중을 반복적으로 오도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겨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분열적이고 극단주의적인 행동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두렵다”며 “이전의 규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극심한 대치 상태인 민주당과 공화당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며 화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에 대한 규제 목소리가 민주당과 공화당을 통합했다”며 “몇몇 상원의원은 안전 조항을 추가할 구체적 법안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발의된 소셜미디어 규제 법안만 최소 6개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청문회 의장인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인스타그램에 가짜 계정을 만들어 추천 피드를 추적하는 실험 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핀스타’라는 13세 소녀 계정을 만든 뒤 다이어트와 관련한 내용을 검색하게 했다. 블루멘탈 의원은 인스타그램이 ‘핀스타’ 계정에 하루 만에 자해와 섭식 장애를 조장하는 계정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은 ‘나는 날씬해야 한다’ ‘영원히 굶주림’ 등의 해시태그가 붙은 계정을 홍보했다고 한다. 모두 극단적 다이어트를 홍보하는 내용이다.

블루멘탈 의원은 저커버그 대표가 직접 위원회에 나와 증언하고, 증권거래위원회와 연방거래위원회가 페이스북을 조사할 것을 요청했다.

공화당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은 “페이스북이 어린이와 모든 사용자의 복지보다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댄 설리번 상원의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같은 회사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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