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남의뜰 전결 한방에..하나은행 수수료 200억→300억"

손국희 2021. 10. 6.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9월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관사인 하나은행이 프로젝트 사업자인 ‘성남의뜰(PFV·특수목적금융투자회사)’로부터 주관 수수료 200억원을 지급 받은 뒤, 100억원을 추가로 받은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하나은행 측은 “기여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야당에선 “약정된 금액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성남의뜰이 선심 쓰듯 기존 수수료의 50%를 추가 지급한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018년 사업 주관 수수료 200억을 지급 받았다. 하나은행은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컨소시엄(하나은행·국민은행·기업은행·동양생명·하나자산신탁·화천대유)을 구성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주관사로 참여했다. 하나은행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의 금융 주관을 맡아 대출금을 조달하고 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하나은행이 받은 200억원은 이 대가로 받은 주관 수수료로, 약정된 금액이었다.

그런데 2019년 1월 성남의뜰에서 하나은행에 돌연 100억원의 수수료를 추가 지급했다고 한다. 하나은행이 받아간 수수료가 채 1년도 안 돼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윤 의원실 측은 “이미 약정된 수수료를 지급해 법적으로 정산이 끝났는데, 100억원이 추가 지급된 것”이라며 “이것을 단지 선의로 줬다고 봐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윤 의원실에 “규모가 큰 사업에 주관사로서 주도적으로 일한 것을 고려하면 300억원 수수료는 큰 금액은 아니라고 본다”며 “사업 기여도를 고려해서 책정된 금액”이라고 해명했다.


野 “선의로 100억? 수익금 배분 주먹구구”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검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붙이고 마이크를 세우며 항의하고 있다. 뉴스1

윤 의원실 측은 “100억원이 추가 지급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하나은행 측은 “당시 성남의뜰 대표이사의 전결로 추가 지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성남의뜰이 개발사업의 막대한 이익금을 상당 부분 가져간 화천대유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국민의힘 대장동 TF 관계자는 통화에서 “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지급을 결정했다는 성남의뜰 대표이사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성대 동문이고, 최근 화천대유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성문 전 대표와도 성대 법대 동기”라며 “성남의뜰 지분을 50% 넘게 소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이 아닌 사람이 대표를 맡은 것을 놓고 뒷말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성남의뜰’ 지분 및 배당금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민의힘은 가뜩이나 성남도시개발공사보다 소수의 민간사업자들이 더 많은 개발 이익을 쓸어담는 구조에서, 성남시가 아닌 하나은행이 100억원을 더 받아간 것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윤 의원실 측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시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공영개발’이라는 여권의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윤두현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은 설계 단계부터 민간 사업자들에게 천문학적 이익이 돌아가도록 기획돼 있었다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다”며 “화천대유를 위시한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개발 이익금이 주먹구구식으로 ‘나눠 먹기’된 배경을 특검을 통해 파헤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하나은행에 대한 수수료 추가 지급 과정을 묻기 위해 당시 성남의뜰 관계자들에게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