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말 떼라" vs "못뗀다".. 곳곳서 충돌

'특검 도입' 마스크·리본도 등장

여야가 국정감사 이틀째인 5일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을 놓고 ‘팻말 시위’를 벌이며 충돌해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행이 이어졌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 도입 문구가 적힌 마스크와 검은색 리본을 착용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감은 야당 의원들이 좌석 앞에 붙인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팻말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파행됐다. 오후까지도 팻말 처리 여부가 합의되지 않자 여야 의원들은 서로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에 책임을 떠넘겼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아무리 시급한 정치적 주장이 있더라도 국방부에서 정치적 구호와 선전을 하는 일은 납득할 수 없다”며 팻말 제거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은 “국감장은 국회가 그대로 옮겨온 곳”이라며 “팻말 시위나 표현의 자유를 통해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을 알리는 건 국회의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맞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감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父) 집, 곽상도(子) 50억. 아빠의 힘, 돈 받은 자가 범인이다’ 문구가 적힌 팻말을 붙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친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누나에게 집을 매각한 것과 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의 ‘50억원 퇴직금’을 겨냥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는 팻말로 맞대응하면서 여야가 충돌했다.

국회 교육위 국감장에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검 도입 문구가 적힌 마스크와 검정 리본을 착용하자 여당이 이를 문제삼으면서 초반부터 날선 신경전이 계속됐다. 민주당 간사인 박찬대 의원이 “(1일 국감에서) 팻말을 치우기로 합의했는데 해당 문구가 마스크로 옮겨갔다”고 항의하자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합의 위반이 아니다. 마스크와 리본 착용은 의원 개개인의 신체에 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