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주소 겹치는 법인들.. 정치권, 돈세탁용 의심

오주환 2021. 10. 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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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전화번호나 주소, 임원이 겹치는 법인을 다수 차린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거둔 거액의 배당금을 현금화하기 위한 '돈세탁 창구' 용도로 해당 법인들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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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확산]
전문가 "한 곳이 업무 대행하는 셈
나머지는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지구. 연합뉴스


대장동 의혹의 중심에 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가 전화번호나 주소, 임원이 겹치는 법인을 다수 차린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사실상 한 몸인 회사를 복잡한 형태로 꼬아 ‘돈세탁 창구’로 활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 전 본부장이 정민용 전 성남도개공 투자사업팀장과 함께 설립한 콘텐츠제작 겸 부동산업체 ‘유원홀딩스’는 남 변호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임원으로 등재된 콘텐츠홍보업체 ‘아이오플렉스’와 같은 대표전화번호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회계사는 “하나의 법인이 껍데기뿐인 나머지 법인의 업무를 대행해주고 있는 셈”이라며 “한쪽이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이오플렉스는 다시 남 변호사가 세운 부동산 개발업체 ‘엔에스제이홀딩스(천화동인 4호의 후신)’와 주소지를 공유한다. 현재 아이오플렉스 사내이사인 이씨가 2019년 천화동인 4호의 사내이사를 맡은 적도 있다. 아이오플렉스를 고리로 유 전 기획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연결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민관 핵심 인사들이 유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이들이 경기도 일대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에서 물러나기 직전인 지난 1월 유원홀딩스의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한 것을 두고도 “유 전 본부장이 본격적으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거둔 거액의 배당금을 현금화하기 위한 ‘돈세탁 창구’ 용도로 해당 법인들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유 전 본부장 측의 유원홀딩스와 남 변호사 측의 아이오플렉스가 모두 콘텐츠업을 표방한 점이 수상쩍다는 분석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콘텐츠업은 비용을 부풀린 뒤 차액을 빼돌리는 식으로 현금화가 용이한 업종”이라며 “두 회사가 작정하고 돈세탁에 나서면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의 경우는 특히 본인이나 가족, 측근이 임원으로 등재된 법인이 많아 차명 법인 보유 의혹도 받고 있다. 아이오플렉스와 아이디에셋, 엔에스제이홀딩스, 엔에스제이피엠, 위례투자이호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인들 사이에서는 같은 주소를 공유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수사기관의 자금 추적을 피하면서 거액의 대장동 배당금을 재투자해온 것 아니겠냐”고 했다.

오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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