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경제난에도 영변 핵 활동 지속".. 정부는 신중 모드

김영선 2021. 10. 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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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심화하는 경제난 속에서도 핵·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최근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새로운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무기 다변화 양상을 보인 것도 9월 활동 내용이라 이번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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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보고서.. 재가동 정황 기술
우라늄 농축·플루토늄 추출 등 포착
AIS 조작 등 '제재 회피'는 더 정교
미국 우주기술·상업위성기업 맥사(Maxar)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 모습. 미국의 북핵 전문가들은 이 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원료가 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을 확장하는 정황이 있다고 분석했다. AFP연합뉴스


북한이 심화하는 경제난 속에서도 핵·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재가동 정황이 포착된 영변 핵시설에선 우라늄, 플루토늄 등 핵물질 관련 시설의 움직임도 확인됐다. 북한 핵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평가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은 4일(현지시간)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경제적 난관 극복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패널은 최근 재가동 정황을 보인 영변 핵시설의 다양한 움직임을 보고서에 상세히 기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변 핵시설의 5㎿ 원자로는 중단됐지만, 우라늄 농축시설은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핵연료 재처리 공장인 방사화학실험실에서도 활동이 관측됐다.

이들은 또 북한이 강선의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 작업을 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됐다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지난 6월 성명에 주목한다고 언급했다. 전문가패널은 영변 경수로 공사의 진척 상황과 지난 5월 경수로 옆 터빈용 발전기 주변에서 관찰된 열 활동 등이 담긴 위성사진도 공개했다.

전문가패널의 조사기간(2월 8일~8월 3일) 동안 북한의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없었다. 북한이 최근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새로운 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는 등 무기 다변화 양상을 보인 것도 9월 활동 내용이라 이번 보고서에는 담기지 않았다.


반면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활동을 신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IAEA조차 사찰단이 북한을 떠난지 12년이 지나 핵 시설별 정확한 상황을 확신하지 못하고 징후에 따라 추정을 하는 것이고, 전문가패널은 IAEA보다도 (분석) 수단이 더 제한적”이라며 “여러 정보를 비교하며 핵 활동에 대한 평가를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과 대북제재 효과 등으로 북한의 불법행위는 크게 위축됐다. 1~7월 북한의 정유제품 수입량은 2만2750배럴로 연간 상한선(50만 배럴)의 4.75%에 그쳤다.

사치품과 주류 등 반입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판단됐지만 파악되지 않은 북한의 제재 위반 사례는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패널은 북한 반입이 금지된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2대가 이탈리아에서 판매돼 홍콩을 거쳐 북한에 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홍콩 측에 질의를 보냈다.

보고서는 북한의 제재회피 방식도 더욱 정교해졌다고 봤다. 북한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조작하거나 선박의 등록번호를 바꿔 달고 다른 배로 위장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과거 우리 기업 소유의 선박이 중국을 거쳐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동원된 사례도 보고됐다. 한국 기업이 운영, 관리하던 ‘신평 5호’는 중국 업체에 팔렸다가 지난해 10월 북한 선박으로 등록됐다. 2019년 북한에 고급 차량과 전자제품을 실어나른 중국 선박 ‘지위안호’도 한국 기업 소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코로나19 백신 제조사 등을 집중적으로 해킹한 내용 또한 보고서에 담겼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커조직 ‘라자루스’와 ‘킴수키’ 등도 보고서에 등장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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