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옛것이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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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가는 게 아주 쉬워졌습니다.
고속도로가 개통됐을 뿐 아니라 기차로도 빠르게 갈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금방 동해의 푸른 물결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옛길은 풍광도 풍광이려니와 옛것이라는 게 주는 아스라함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옛것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중엔 정말 소중한 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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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가는 게 아주 쉬워졌습니다. 고속도로가 개통됐을 뿐 아니라 기차로도 빠르게 갈 수 있어 마음만 먹으면 금방 동해의 푸른 물결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도로와 자동차 등 새로워지는 게 참 많습니다.
그런데 새것이 많아질수록 옛것에 대한 향수가 깊어진다는 걸 아십니까. 빠른 도로가 열렸지만 아마도 신사임당이 율곡 선생의 손을 잡고 넘었을 대관령 옛길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겨울엔 순백의 눈 이불을 덮고, 봄엔 꽃이 지천이요, 여름엔 하늘 가린 수목이 부끄러움을 가려주고, 가을엔 찬란한 단풍 빛이 그득한 길입니다. 옛길은 풍광도 풍광이려니와 옛것이라는 게 주는 아스라함이 있어 더욱 좋습니다.
새로운 것이 무서운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 살다 보니 옛것에 대한 향수도 점점 커집니다. 옛것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중엔 정말 소중한 게 많습니다. 저는 ‘옛것이란 본질’이라 해석하고 싶습니다.
조상들이 소중히 여기던 옛 가치 중 으뜸은 효도였습니다. 효도는 백 가지 행동의 기본이었습니다. 효를 다하는 사람이 형제와 불화할 리 없고 소아병적인 인간이 되거나 망나니 같은 삶을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회도 옛것을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 살펴보면 교회에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이 참 많습니다. 따라 부르기도 힘든 CCM 찬양이나 성경 구절과 찬송 가사를 보여주는 시스템, 드럼과 여러 악기, 다양한 이름의 제자훈련 프로그램, 카페나 ‘○○국’이나 ‘○○팀’으로 표현되는 세련된 이름의 교회 조직들, 원색의 유니폼을 입고 교우를 맞이하는 안내 담당자들이 그렇습니다.
이미 보편화한 이런 것들은 과거엔 없었습니다. 요즘 코로나19로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 첨단 기기가 더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날마다 새로워집니다. 그런데 이상한 건 새로운 게 많아지는데도 사람이 새로워지고, 교회가 부흥되기는 점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리는 1907년 평양 대부흥을 부흥운동의 모델처럼 여깁니다만 그때는 지금 같은 새로운 게 없었습니다. 그저 몇 가지 본질적인 것만 있었을 뿐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뜨거운 예배, 밤새 부르짖는 기도, 가슴을 치는 회개, 교인이라고 하면 하룻밤 재우고 식사 몇 끼는 당연히 대접하던 신뢰에 기반을 둔 교제입니다.
이런 것들은 그때 새로 등장한 게 아니라 2000여년 전 초대교회 때부터 있던 가장 본질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케케묵은 구식처럼 보였지만 이로 인해 교회는 교회답게 되고, 성도는 성도답게 됐습니다.
믿음의 선배들은 그것들을 굳게 붙잡았고 그 결과 교회는 부흥했습니다. 평양 대부흥은 새로운 것을 시작했기 때문이 아니라 초대 예루살렘 교회 시대부터 내려오던 옛것, 즉 본질적인 것에 충실했을 때 일어났습니다.
요즘 우리가 새것은 좋아하면서 옛것은 무시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예배를 소홀히 하고 밤을 새우는 기도가 사라졌으며 입술만의 회개로 끝을 맺고, 참사랑을 잃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이런 관행의 가속화에 부채질하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으로 안 된다면 옛것을 소환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교회가 옛것이란 이름의 본질을 회복하길 소원합니다.
김운성 영락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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