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남시민 수천억 손해 보는 동안 이재명은 몰랐나

2021. 10. 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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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은 뒤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총괄하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들에게 큰 수익이 돌아가도록 수익금 배당 구조를 짠 혐의를 받고 있다. 우상조 기자


검찰, 유동규 구속영장서 배임 규모 밝혀


성남 위례·백현동 개발 관련 의혹 잇따라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배임 및 뇌물 혐의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성남시민에게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업자에게 개발이익을 70% 환수한 모범 사례”라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장을 무색하게 한다. 어제 국회 국정감사는 상임위마다 여야가 대장동 의혹을 두고 충돌하면서 파행이 이어졌다.

유 전 본부장을 구속한 검찰의 수뇌부 조합은 누가 봐도 여당 대선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가 두터운 신임을 보인 김오수 검찰총장이 최상부에 있다. 그런데도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의 혐의를 무겁게 적용했다.

대장동 이외에도 성남시 곳곳에서 개발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다. 백현동에서는 2015년 민간사업자가 공공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2000억원이 넘는 분양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2013~2016년 진행된 창곡동 위례신도시 사업에도 대장동팀 관련자들이 참여해 거액을 벌었다는 증언이 나온다.

화천대유를 비롯한 대장동 개발 관련자들은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은 이유로 “문재인 정부 들어 부동산 값이 폭등한 덕분”이라고 항변한다. 현 정부 들어 땅값이 오른 건 성남시만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지 않은 지역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왜 유독 성남시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민간 개발 논란이 잇따르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직후 “과거 제가 지휘하던 직원이 제가 소관하고 있는 사무에 대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점은 매우 안타깝다”며 관리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받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변했다. 어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시 대장동 개발을 통해 환수한 금액이 지난 21년간 전국 모든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환수한 금액보다 3배나 많은 셈”이라는 주장을 폈다.

성남시장 시절 자신이 발탁한 유 전 본부장이 성남시민들에게 수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도 이에 대한 책임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 지사는 부당한 이익을 좇아 대형 개발 프로젝트와 인허가 관련 공작을 하는 사람을 ‘마귀’라 칭했다. 그 마귀는 누구인가.

금융정보분석원의 통보를 받고도 시간을 끌었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경찰은 어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8명을 출국 금지하고 계좌를 압수수색한다고 밝혔다. 이미 대장동 관련 남욱 변호사가 미국으로 출국했고, 유 전 본부장 휴대전화는 아직 찾지 못했다. 영문도 모른 채 수천억원의 손해를 본 성남시민들에게 더는 억울함이 없도록 검찰·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서둘러 관련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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