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홍진기 창조인상 수상자] 세계 홀린 '범 내려온다' 파격 안무 만든 춤꾼

2021. 10. 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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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부문 -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
흥겨운 막춤 같지만 막상 따라 해보려고 하면 무척 어려운 춤. 전 세계 누적 조회수 6억 뷰를 넘긴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속칭 ‘범 내려온다’ 영상에서 김보람(38) 예술감독이 이끄는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선보인 춤의 특징이다. 무용단 이름대로 ‘애매모호한’ 춤의 이 어려움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춤의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좋아한다. 기본을 건너뛰어버리고 화려하고 멋진 동작만 추구하는 무용수를 종종 보게 되는데, 나는 그런 이들이 잘 사용하지 않으면서 춤의 기본이 되는 동작을 안무에 많이 넣는다. 그래서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김 감독은 지난주 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진지한 춤꾼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대답이다.

사실 김 감독과 그가 2007년 창단한 앰비규어스는 ‘범 내려온다’의 대히트로 대중적 인기를 얻기 전부터 무용계에 잘 알려진 존재였다. 창단 이듬해인 2008년 CJ영페스티벌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후 상복도 적지 않았고, 해외 초청 공연도 여러 번 했다. 현대무용·한국전통무용·스트리트댄스·발레 등을 넘나들며 이질적인 요소를 엮어낸 춤사위로 일상의 감각과 감정을 풀어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는 김 감독의 독특한 배경이 있다. 초등학교 때 가수 현진영을 보고 춤에 빠진 전남 완도 소년은 상경해 엄정화·이정현 등 여러 가수의 백댄서로 일하다 미국 진출을 꿈꾸게 됐다. 대학생이 되면 미국 비자 받기 쉽다는 말에 서울예대 무용과에 들어갔다가 온갖 무용 장르의 기본기를 섭렵하게 됐다.

김 감독은 “관광공사 일은 이날치밴드의 장영규 감독과 인연이 있어서 맡게 됐다”며 “코로나가 터진 직후여서 드문 일거리였고 새로운 일이라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 김보람(1983년생)

「 ▶서울예술대학 현대무용 전공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 창단(2007) ▶‘에브리바디 시즌3 (볼레로)’로 CJ영페스티벌 최우수작품상 수상(2008) ▶‘인간의 리듬’으로 한국춤비평가협회 작품상 수상(2014) ▶한국관광공사 해외홍보영상 시리즈 ‘Feel the Rhythm of Korea’ 출연(2020)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20)

■ 홍진기 창조인상

유민(維民) 홍진기(1917~86). 한국 최초의 민간 방송인 동양방송(TBC)을 설립하고 중앙일보를 창간해 한국의 대표 언론으로 탄탄한 기반 위에 올려놓았다.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 삶을 실천한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됐다. 열두 번째 영예를 안은 올해 수상자들은 시대를 선도하는 혁신적 창의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힘과 긍지를 떨치고 새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는 이홍구 전 총리,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김명자 (사)서울국제포럼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이건용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은미 서울대 교수가 맡았다. 인류 문명의 변혁기, 미래를 개척할 젊은 세대를 격려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뤄졌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특별히 한국 공연문화를 세계 수준으로 올려 공연 한류를 이끈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감독을 문화예술공헌상 수상자로 별도 선정했다.

문소영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moon.s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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