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대장동, 당에 큰 짐" 이재명 "내 성과 홍보할 기회"
5일 OBS 주관으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13번째 TV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성남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놓고 가시 돋친 말을 주고받았다. 이 전 대표는 모두발언부터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에도 큰 짐이 되고 있다. 대선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걱정에 밤잠이 오지 않는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진 주도권 토론에서 이 전 대표는 “지난번 토론 때 이재명·추미애 후보가 대장동 의혹이 (민주당에) 호재라고 해 좀 놀랐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면 모를까, 국민들의 상실감 앞에서 호재라 말할 수 있느냐”며 이 지사에게 따졌다. 이 지사는 이에 “국민의힘이 토건 투기하고 국민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알려진 계기”라며 “이렇게 (개발 이익 환수를 위해) 노력한 단체장이 어디 있나. 환수해서 성남시민들 복지(제공) 했으니 나의 성과와 실력을 홍보할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두고도 언쟁이 오갔다. 이 전 대표는 “함께 일한 분이 구속됐다. 그에 대해 사과인지 아닌지 모르게 답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면서 “2015년 메르스 당시 성남시장이었는데 당시 ‘저는 병원장 야단치거나 보건소장에 떠넘기지 않고 100% 책임진다’고 했다. 이번과 다르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지사는 “실상이 다 드러난 게 아니기 때문에 지켜보자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향해 “전남지사 하고 총리 할 때 휘하에 얼마나 많은 사고가 나는가. 똑같이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이재명 후보처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낙연 후보가 총리 하시는 동안 집값이 폭등했다”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2015년엔 부동산 불경기였는데 2018년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해 개발업자들 이익이 늘어난 것”이라는 공격이었다. 이어 “(이낙연) 후보는 민주당 소속 아닌가. 이 사건은 국민의힘이 부당이익 취한 게 핵심인데 그 얘긴 안 하고 자꾸 내부에 문제 제기를 하니 답답하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잘된 것은 자기 공이고 못된 것은 남의 탓이고 하는 것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자고 제안한 이 전 대표를 공격했다. “수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필요한 거지 정치권이 입과 손을 댈수록 수사가 미적거린다”는 비판이었다. 이 전 대표가 “합수본이 필요하단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하자 추 전 장관은 “질질 끌던 경찰과 못 미더운 검찰이 합동으로 하면 성과가 있겠냐”고 비꼬았다.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의 최근 일산대교 무료화 조치와 관련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대장동과 일산대교가 충돌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도 공익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일산대교도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세금 들여서 다른 도민과 공평하게 한다는 면에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는 이날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한영익·남수현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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