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들은 '王자 논란' 어떻게 볼까
부적은 보통 '검정색' 아닌 '붉은색' 사용
단순 해프닝..캠프서 '논란' 키운 측면 있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왕(王)자 표기’에 대해 무속인들은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무속인들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주술적 의미’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무당이 개입해 王자를 썼다고 하기엔 어설픈 점이 많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윤 전 총장 역시 ‘王자 논란’에 대해 열성 지지자가 응원 차원에서 써준 것일 뿐,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얘기는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윤 전 총장의 손바닥 王자 표기가 ‘무속인 개입설’과 맞물려 정치권을 강타했다. 전문가들은 ‘王자 논란’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윤석열 캠프측의 잘못된 대처로 오히려 논란이 증폭됐다고 진단했다.
논란의 시작은 지난 1일 MBN을 통해 생중계된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 5차 방송토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손바닥에 王자로 보이는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이후 지난달 26일 채널A로 생중계된 3차 방송토론과 28일 MBC로 녹화중계된 4차 방송토론에서도 윤 전 총장의 손바닥에 王자 글씨가 써있던 게 밝혀지면서 ‘무속인 개입설’ 등 의혹이 증폭하기 시작했다.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3일 캠프 청년위원회 발족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세 있게 가서 자신감을 가지고 토론하라는 뜻의 지지자들의 응원 메시지였다”며 “우리들이 어릴 때는 시험 보러 가거나 집에 무슨 대소사가 있을 때도 연세 드신 분들이 손에다가 많이 써주고 그랬다. 주술 운운하는 분들이 있는데 부적을 손바닥에다가 펜으로 쓰는 것도 있느냐”고 해명했다.
무속인들도 대체로 윤 전 총장의 해명과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한 무속인은 “보통 주술적 의미를 담기 위해서라면 전통적으로 붉은 색의 경면주사(鏡面朱砂)를 사용한다”며 “검정색을 쓰는 경우는 없다. 더욱이 매직이나 검정펜 등으로 부적이나 주술적 의미를 담은 내용을 쓴다는 소리틀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무속인도 “부적을 쓰거나 특정 주술의 의미를 담을 때에는 글자를 확실하게 쓰지 않는다”며 “주술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것인데, 정말 주술적 의미로 王자를 손바닥에 쓴 것이라면 누구나 알아보게 훤히 보이게 썼겠느냐”고 밝혔다.
다만 우리나라 대표적인 무속신앙 보존단체인 대한경신연합회(무속인 단체)와 한국역술인협회(역술인 단체)는 王자 논란에 대해 말을 아꼈다. 대한경신연합회 관계자는 “무속인이 쓴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입장을 밝힐만한 것이 없다”고 했다. 한국역술인협회 관계자는 “역술인들은 ‘주역’에 근거해 사주팔자를 풀이하기에, 주술적인 의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번 王자 논란에 대한 윤석열 캠프의 대응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주술적 의미’, ‘무속인 개입설’ 등 자극적인 논란으로 확산하기 전에 충분히 대처가 가능한 사안이었다는 것이다.
윤석열 캠프 김용남 대변인은 지난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손 안 씻나. 손 소독제 발라 닦으면 웬만한 건 지워진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주로 손가락 위주로 (손을) 씻는 것 같다”고 답해 ‘어설픈 해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윤석열 캠프를 향해 “메시지 관리를 해야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캠프의 ‘손가락만 씻는다’ 등의 해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냐”며 “윤석열 후보 본인의 실수 자체의 문제보다, 위기 대처 과정에서 캠프에서 논란을 더 키우는 모습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차라리 ‘王자를 한번 쓰고 나갔더니 토론회에서 말이 술술 잘 풀리더라’는 식의 솔직담백한 해명이 국민에게 더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라며 “실수는 화끈하게 인정하고, 위기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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