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또 王 써주면 안 지운다"는 윤석열..참모들은 답답
“손바닥에 왕(王)자를 또 써주면 이번에도 지우지 않겠다고 해 한참을 말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관계자는 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손바닥 왕(王)자' 논란에 대해 ‘할머니들이 기운 내라고 재미 삼아 써 준 건데 왜들 이러느냐. 또 적어주면 안 지우고 토론회에 나가겠다’고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그 이유로 “죽으나 사나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동네 할머니들”이라면서 “나를 보겠다고 집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 뒤 손에 글을 써주는 건데 정색하고 ‘이제 그만 하시라’고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순수한 지지자 할머니분들을 무속인으로 모는 것이야말로 정치 공세 아닌가. 또 써준다면 마다치 않겠다”고 했고, 이에 참모들이 “논란거리가 되니 그만하시라”고 겨우 설득했다는 게 윤 전 총장 캠프의 주장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줄곧 “동네 할머니들이 지지의 의미로 글씨를 써줬다”고 해명해왔지만,경쟁 주자들은 연일 "믿지 못하겠다", "무속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할머니가 또 써주면 지우지 않고 토론회에 나가겠다"는 윤 전 총장의 말을 참모들이 전한 데엔 아마도 '무속인이 아닌 동네 할머니가 써 준 것'이란 캠프 측 주장을 강조하고 싶은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다.
사실이 어느 쪽이든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할머니가 써 준 글자를 지우지 않겠다'는 윤 전 총장의 뜻은 확고해 보인다.
윤 전 총장 측에선 이런 모습이 “윤석열 특유의 기질”이라면서, 비슷한 다른 사례들을 거론한다. 국민의힘 입당(7월 30일) 직후 당이 주관하는 쪽방촌 봉사활동 행사에 윤 전 총장이 불참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그는 참모들에게 “카메라 다 준비시키고 잠깐 물통 드는 건 봉사활동이 아니라 정치 쇼”라고 버텼다고 한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그에겐 ‘강골 검사’ 기질이 여전히 배어 있다. ‘아닌 건 아닌 것’이란 자기 신념이 강하다”며 대체로 이를 윤 전 총장의 강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캠프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기 신념과 확신이 강한 이런 기질이 정치 무대에선 꼭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요즘 행사 발언 요지를 미리 정리해서 전달해도 이를 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할 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러다 보니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도 나오는데 전날 부산에서 ‘위장 당원’ 의혹을 제기한 게 그런 경우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후보에 투표하지 않을 민주당 지지자가 우리 당 당원으로 많이 가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추측할 만한 강한 의혹”이라고 말해 당내에서 "당원 모독"이란 거센 반발이 일었다. 결국 윤 전 총장은 “민주당의 정치공작에 경각심을 가지고 똘똘 뭉쳐야 한다는 뜻”(페이스북)이었다고 해명할 수 밖에 없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그의 투박하면서도 직선적인 발언이 강점일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대선 후보로서의 리스크로 더 크게 부각되는 상황”고 했다.
그래서 캠프 내부에선 “윤 전 총장과 캠프 실무자 사이에 보다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왕(王)자 논란만 해도 사실관계가 공유가 안 되니 ‘손가락 위주로 씻어서 안 지워졌다’(김용남 대변인)는 등의 중구난방식 해명이 튀어나와 논란만 가중됐다”며 “현재 대장동 의혹 규명을 두고도 캠프 내에서 'TF를 만들자'고 했다가 갑자기 이를 접었는데, 그 배경을 두고 갖가지 '설'이 나도는 등 혼란스런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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