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오징어게임' 참가한 결정적 이유.. '당뇨발'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1. 10. 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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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발이 괴사되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로 당장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인데 돈이 없어 ‘오징어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83국 넷플릭스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는 등 전세계에서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징어게임’은 각자 사연을 지닌 참가자들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은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후 사채와 도박을 전전하다,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으로 발이 괴사되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로 당장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상황인데 돈이 없어 ‘오징어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목숨을 건 오징어게임을 참가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인 ‘당뇨발’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병은 합병증이 무서운 병

당뇨발은 당뇨병성 족부병증이라고 불리며, 당뇨병이 조절이 안되고 오랜 기간 앓아서 생기는 합병증이다. 혈액 속 포도당(공복 혈당 126㎖/㎗ 이상)이 많아지면 혈관에 염증이 생기고, 혈관이 지나가는 우리 몸 장기의 기능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앓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65세 이상의 경우 3~4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당뇨병 환자는 처음에는 증상이 없지만, 합병증이 생기면 얘기가 달라진다. 합병증이 생기면 때에 따라 수술도 필요하므로 ‘오징어게임’ 속 기훈처럼 치료 비용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최근 공중위생학 분야 국제학술지(7월호)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가 의료수급권자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일수록 당뇨병성 족부병증 발생 시 5년 내 사망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약 2.6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발, 신경병증 동반 돼 통증 못느껴

당뇨병이 있으면 제일 가는 혈관부터 망가진다. 우리 몸에서 가장 가는 혈관은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다.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당뇨병을 7~8년 정도 앓으면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망가져 신경이 손상되기 시작한다. 높은 혈당으로 신경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거나 막히면 다양한 신경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당뇨신경병증'이라고 부른다. 당뇨신경병증은 발에 잘 나타난다. 쉽게, 당뇨발의 전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신경병증이 악화되면 발가락 끝이나 발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는 당뇨발로 진행한다. 당뇨발이 있으면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에 이상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발의 통증이나 온도를 잘 느끼지 못한다. 먼저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상처가 생겨도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병변이 악화되기 쉽다.

또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이 움츠러들면서 갈퀴 모양으로 변한다. 발가락 모양이 변하면 걸을 때마다 압력이 가해지면서 굳은살과 출혈이 생겨 피부조직이 파괴될 수 있다.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진다. 이때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발이나 다리 피부색에 변화가 있을 때 ▲발이 비정상적으로 차거나 뜨거울 때 ▲발이 무감각해졌을 때 ▲발이 저리거나 경련이 나타났을 때 ▲굳은살에서 악취가 나거나 분비물이 나왔을 때 ▲발에 염증이나 궤양이 의심될 때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조직 괴사 심하면 절단해야할 수도

당뇨발 초기에는 혈당 조절과 약물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궤양이 발생했을지라도 초기라면 상처를 치료하고 깨끗이 소독한 후 석고붕대, 맞춤신발 등을 통해 발에 가해지는 외부 압력을 해소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하지만 피하조직이나 뼈처럼 깊은 부위까지 세균이 침투했다면 죽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고, 조직 괴사가 심해지면 감염 부위를 절단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이문규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입원하는 원인의 약 40%가 당뇨발 때문”이라며,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30%에 달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 다리 일부를 절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당뇨신경병증을 빨리 알아차리기 위해 매년 감각 저하 등을 살피는 신경전도검사, 자율신경검사 등을 하는 것이 좋다.

당뇨발 위험군은 매일 발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제를 발라준다. 발톱은 너무 짧게 깎거나 길지 않게 일자로 자른다. 티눈이나 굳은살은 직접 제거하면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실내에서도 통기성이 좋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 모 소재의 양말이나 부드러운 슬리퍼를 착용해 외부자극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고, 외출할 땐 발볼이 넓고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이문규 교수는 “당뇨발은 작은 상처나 염증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예방이 중요하다”며 “핀셋, 손톱깎이, 손톱가위 등으로 상처를 건드리면 2차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함부로 건드리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발은 발가락 끝이나 발뒤꿈치 피부가 검게 변하고 괴사하는 질환이다.당뇨 합병증으로 나타난다./드라마 ‘오징어게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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