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작물 한계 없앤 스마트팜 기술 뜬다
인구 늘고 경작지 줄며 스마트팜 시장 급증세
맨땅을 살리는 데이터 기반 스마트팜 기술 각광
여러 공상과학 영화에서 스마트팜은 인간이 지구 밖 우주에서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다. 이제는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도 스마트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경작지는 축소되고 농경 인구 또한 감소세다. 쌀, 밀, 옥수수, 대두 등이 중심이 된 세계 곡물 시장은 생산과 소비 모두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은 더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곡물 생산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식량 자원화에 대한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수소경제, 바이오, AI 등과 더불어 스마트팜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여의도 본점 지하에도 ‘스마트텃밭’을 운영 중이다. 산업은행 벤처금융실이 투자한 모 업체가 은행 직원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체험할 수 있게 설치한 시설이다. 은행 직원 반응은 매우 좋다. 우선 재배작물 품질이 좋다는 평가다. 깨끗한 환경에서 자란 버터헤드레터스, 이자벨과 같은 유럽 채소들을 직접 맛볼 수 있다. 클린룸처럼 통제된 시설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배양액 등의 재배환경 조건을 적절히 제어해 날씨에 상관없이 농작물을 일정하게 수확할 수 있다.
관련 시장은 지속적인 확장세다. 농림부 등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팜 농업 시장은 2020년 말 기준 5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며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8.4%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최근 1년 동안 국내 스마트팜 관련 회사가 투자 유치에 성공한 숫자는 약 30여곳으로 금액으로는 약 8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해외는 더욱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려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16%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시장 규모는 4000억달러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스마트팜 분야는 차세대 스마트팜 시스템(IoT 센서·통신 모듈), 농업용 로봇(무인화 기술), 빅데이터 솔루션(농업 클라우드 서비스), 이력 관리 유통 플랫폼(데이터 기술 기반 온라인 거래 플랫폼) 등이다.
현재의 기술을 노지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고무적이다. 노지는 말 그대로 그냥 땅이다. 여기에 스마트한 기술을 접목할 경우 이론적으로 재배작물의 한계는 없어진다. 이미 발 빠른 시장 관계자들의 시선은 노지를 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1년 10대 농정 이슈 가운데 5번째로 ‘데이터 기반 노지 스마트팜 확대’를 꼽았다. 지역별, 품목별로 상이한 영농방식을 표준화해 농업 구조를 탈바꿈하겠다는 포석이다. 노지 스마트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상 기후를 대비한 재해 예측 알고리즘과 병충해를 막기 위한 스마트 트랩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홍순재 딜로이트안진회계 법인 재무자문본부 상무]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8호 (2021.10.06~2021.10.1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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