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스타' 5년 만에 아쉬운 종영.. 토크 예능 한계 도달?

김상화 2021. 10. 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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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 관심 다른 방향으로 바뀌어.. 연애+일반인 소재 프로그램 신규 편성

[김상화 기자]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 MBC플러스
 MBC에브리원의 간판 예능 <비디오스타>가 5일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들과 작별을 고한다. 지난 2016년 7월 MBC <라디오스타>의 스핀 오프성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비디오스타>는 박소현-김숙-박나래 등 여성 4MC 구성을 기반으로 연예계 다양한 스타들을 초대해 즐거운 대화 시간을 마련하는 내용으로 사랑 받아왔다.  

주로 시즌제 및 단발성 편성이 빈번한 케이블 채널 예능으로는 보기 드물게 매주 고정 방영을 거치면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다져온 바 있다. 독한 맛 토크로 인기를 끈 <라디오스타>와는 대조적으로 순한 맛 그리고 사이다 토크를 표방한 <비디오스타>는 입담 좋고 능력 많은 진행자들과 초대손님 사이의 좋은 케미에 힘입어 매주 화요일 저녁 시간대를 풍성하게 채워줬다.

<라디오스타> 못잖은 화려한 초대손님들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 MBC플러스
  그동안 <비디오스타>를 거쳐간 스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라디오스타>에 견줘 결코 밀리지 않는 초대손님들의 무게감을 엿볼 수 있었다. 최근 1년 사이만 보더라도  JTBC <뭉쳐야 찬다>, TV조선 <미스트롯2> 멤버들을 비롯해서 레전드 포크 가수 모임 '쎄씨봉', 브레이브걸스, YG 소속 가수,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타 유명 뮤지컬 출연 배우 등 기존 지상파 토크 예능에서나 볼 법한 무게감 있는 인물들이 꾸준히 이곳을 방문해왔다.

누구나 알 만한 인지도 높은 인기 연예인들이 <비디오스타>를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부담감 없이 편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늘 존재했기 때문이다. '아이돌 척척 박사' 박소현을 중심으로 연예계 잔뼈 굵은 김숙+박나래가 굳건히 틀을 지탱해줬고 전효성, 써니, 산다라박 등이 힘을 보태 신구세대의 조화로움 속에 안정감 있는 방송을 이끌어 나갔다.

소재의 고갈, 토크 예능 퇴조... 피하지 못한 종영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 MBC플러스
 그 결과 2017년에는 당시 비CJ 계열 케이블 채널 입장에선 넘기 힘든 시청률로 여겨지던 1%의 벽도 거뜬히 돌파하는 등 <비디오스타>는 <주간아이돌>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등과 더불어 MBC 에브리원의 주력 예능으로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왔다. 함께 웃고 때론 눈물도 흘리면서 초대손님과의 일체감을 매 방송마다 보여주며 4인 MC는 우리들의 친근한 언니, 누나이자 시청자들의 좋은 친구로 늘 곁에 있어줬다.

늘 순탄하게만 이어지던 <비디오스타>도 5주년을 넘기면서 점차 한계에 봉착하고 말았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제외한 여타 토크 예능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2021년의 요즘, <라디오스타> 또한 새로움 보단 익숙함 그리고 진부함에 더 가까워져만 갔다. 불과 몇 주 전에 만났던 인물이 또 다시 초대손님으로 출연하는 경우도 자주 목격되는가 하면 이미 타 예능에서 언급되었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내용을 채우는 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비디오스타>가 떠난 빈 자리는 결국 타 예능 채널 마냥 연애 또는 일반인 중심 예능이 새롭게 메꾸게 될 예정이다. <끝내주는 연애>(화요일)만 하더라도 일반인 커플 혹은 썸남썸녀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연애 조언 토크쇼로 꾸며진다. 또 다른 새 프로그램 <떡볶이집 그 오빠>(월요일)에선 기존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분식집 주인으로 변신한 지석진-김종민-이이경 등과 나누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큰 비중을 부여받을 계획이다.

<비디오스타> 물러나고, 연애+일반인 대상 예능 프로 신설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 MBC플러스
 <비디오스타> 종영으로 대표되는 토크 예능의 퇴조는 요즘 시청자들의 관심이 예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TV프로그램이 다루는 연예인들의 시시콜콜한 일상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포털 사이트 기사, 각종 SNS를 통해 손쉽게 그들의 정보,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할 수 있는 지금의 유행에서 스타 중심 토크 예능은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지난 상반기 SBS가 과감히 등장시켰지만 오래 지속하지 못했던 <티키타카> 같은 프로그램의 퇴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제 시청자들은 일반인들이 자신의 고민거리를 이야기 하거나 (<무엇이든 물어보살>) 아예 내용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유퀴즈>) 프로그램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인다.  

연애 상담(<연애의 참견>) 또는 짝 이어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나는 SOLO> <극한 연애> <리더의 연애> <환승 연애>)들이 우후죽순처럼 케이블과 OTT 플랫폼을 장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MBC에브리원은 기존 경쟁 채널의 움직임에 발걸음을 맞추는 쪽으로 선택을 내린 셈이다. 토크쇼의 예전 같지 않은 인기 등과 맞물려 퇴장하지만 <비디오스타>는 5년간의 여정을 통해 "케이블 예능은 오래 가기 어렵다"라는 선입견을 타파하는 등 장수 예능으로서의 모범 사례를 남기며 시청자들과의 이별을 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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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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