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이 삼킨 '국감'..여야 공방에 이틀째 파행

오주연 2021. 10. 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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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감이 '대장동 의혹' 이슈에 파묻히면서 여야 공방 속에 곳곳에서 상임위원회 국감이 파행됐다.

5일 국민의힘은 원내에서 '대장동 국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원외에서는 시위와 기자회견 등으로 여론전을 병행했다.

국민의힘이 국감장 곳곳에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내용의 부착물을 내걸자 여야 고성이 오가며 국감이 파행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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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시위·기자회견 병행
국감장에 부착물 내걸어
기재위, 기싸움에 개시 시간 넘겨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대장동 특혜의혹과 관련한 피켓을 자리에 걸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현주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감이 ‘대장동 의혹’ 이슈에 파묻히면서 여야 공방 속에 곳곳에서 상임위원회 국감이 파행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재명 게이트’로, 이재명 캠프에서는 ‘국민의힘 게이트’라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5일 국민의힘은 원내에서 ‘대장동 국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원외에서는 시위와 기자회견 등으로 여론전을 병행했다. 이날 국정감사에 앞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진행한 도시 개발 토건 사업은 ‘부패천국 청렴지옥’이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지난 3일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측근은 아니라고 부정한 이 지사 측 해명에 대해선 "행동대장 혼자 저지른 개인 비리라는 가짜 프레임은 더 이상 안 통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유동규는 이 지사의) 측근 또는 비선이라고 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6일 이 대표를 중심으로 특검을 촉구하는 도보 투쟁도 준비하며 이 지사를 압박할 예정이다. 또 출퇴근 시간에 맞춰 피켓 시위도 예고했다.

반면 이 지사 측은 유 씨와 자신을 연결 지으려는 야당의 공세에 적극 방어했다. 이재명 캠프서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지휘 감독자로서의 책임이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며 "그러나 전체 과정에서 이 지사가 관여된 것은 지금까지 하나도 드러난 게 없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대장동 토건비리 이슈는 곽상도 의원의 아들 50억원 퇴직금을 비롯해 야당 인사들의 연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생국감’을 강조하는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감장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국감 진행을 지연시키는 야당의 ‘피케팅’에 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감사시작을 기다리며 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감사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부착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피켓으로 파행되었다./윤동주 기자 doso7@

국민의힘이 국감장 곳곳에 ‘특검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내용의 부착물을 내걸자 여야 고성이 오가며 국감이 파행을 거듭했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피켓 한 장에 왜 이렇게 벌벌 떨고 민감해하는지 모르겠다"며 "뭐가 무서운 게 많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위원회에서도 같은 모습이 연출됐다. 여당 간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성한 국감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내자 야당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세월호 리본도 항상 달고 다니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런 것까지 오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기획재정위원회는 부착물과 관련한 여야 기싸움에 파행을 겪으며 예정된 시간에 개시되지 않았다. 기재위 소속의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기재위 국감 첫날인데 양당에서 피켓을 붙이고 기싸움하는 바람에 시작도 못하고 있다"며 "국정감사 안합니까"라고 질타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적당히들 하세요"라고 쓴 부착물을 보였다. 이날 위원장 탄핵 얘기까지 나오며 이원욱 과방위원장이 "버르장머리 없게 뭐하는 꼴들이냐"며 언성을 높였던 과방위는 개시 22분 만에 정회됐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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