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악 경제난에도 핵 개발 지속..국경봉쇄로 인도 지원도 '난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북한이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경제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재위는 이날 공개한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 경수로의 외부 건설 공사를 끝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2~8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현황과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 등을 점검한 내용을 담았다.
전문가패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하거나 핵실험에 나서는 모습은 없었다”면서도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고, 기존의 탄도미사일 및 핵 관련 인프라는 계속 개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탄도미사일을 활용한 일체의 개발·시험은 모두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보고서에는 영변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는 징후도 다수 담겼다. 특히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 영변 내부 시설을 촬영한 적외선 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영변에서 핵 프로그램 활동에 나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에는 영변의 원심 분리 시설에서 활동이 이어지는 장면과 액체 질소 탱크 트레일러로 추정되는 물체가 해당 시설 근처에 머무는 모습이 포착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北 국경 폐쇄로 인도적 지원도 단절
한편 전문가패널은 코로나19로 인해 북한의 내부 경제사정이 한층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국경을 폐쇄하며 물자의 반·출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석탄·정제유 등의 수입량이 크게 줄었다. 북한은 지난해 1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이후 같은 해 7월엔 이를 ‘최대 비상체제’로 격상하며 사실상 국경을 전면 폐쇄한 상태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국경 페쇄는 석유·석탄 교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2397호)에 따라 연간 50만배럴(약 6만t) 규모의 석유를 수입할 수 있는데, 북한이 최근 7개월간 수입한 석유는 약 2만3750배럴에 불과했다. 국경 폐쇄로 안보리에서 제한한 석유 수입량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할 정도로 교역이 마비됐다는 의미다.
북한은 그간 안보리 결의에서 금지한 석탄 수출도 꾸준히 계속하며 제재를 위반해왔지만, 이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줄었다. 전문가패널이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난 1~4월 불법 수출한 석탄은 약 36만t 규모로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북한의 올해 연간 석탄 수출량은 약 110만t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480만t) 대비 4분의 1 규모로 줄어든 양이다.
북한의 국경 폐쇄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적 지원 물품이 국경을 넘어 북한 내부로 이송되는 과정의 통관 절차가 한 층 까다로워진 데다, 이로 인해 물자를 이송하기 위한 물류비용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전문가패널은 “통관 지연 및 물류비용 상승으로 인도적 지원 단체의 대북 사업 자금 지원이 감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사업에 대한 참여 의욕 저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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