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까지 성큼..진격의 거인, 운명의 한 주

이형석 2021. 10.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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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기자

가을 야구의 희망 불씨를 다시 지핀 롯데에 '운명의 일주일'이 왔다.

롯데는 4일 현재 승률 0.479(57승 62패)로 8위에 올라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키움에 3경기 차 뒤져 있다. 후반기 개막 후 5위 팀과 격차를 가장 좁혔다. 공동 6위 NC·SSG에도 1.5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번 주 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최근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더 키워갈 수 있다. 반면 이번 주 승부처에서 고꾸라지면 추격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분수령이다.

롯데는 5~6일 KIA와 홈에서 2연전을 하고, 잠실로 이동해 두산과 서스펜디드 게임 포함 3경기를 치른다. 6월 27일 롯데가 두산을 3-2로 앞선 가운데 7회 초 1사 2, 3루 공격 상황에서 폭우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7일 잔여 일정이 재개된다. 이후 9일 인천에서 SSG와 맞붙는다.

가장 먼저 맞붙는 9위 KIA는 5위 키움과 10경기 차 이상 벌어져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갔다. 하지만 롯데는 올 시즌 KIA와 상대 전적에서 5승 6패 1무로 오히려 열세를 보였다.

4위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놓고 함께 경쟁하고 있어 맞대결이 더욱 중요하다. 올 시즌 8승 4패 1무로 롯데가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두산의 상승세가 아주 무섭다. 두산은 9월 이후 팀 승률 0.667(18승 9패 3무)로 1위다. 롯데 역시 이 기간 승률이 0.586(2위, 17승 12패 2무)로 높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은 두산의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8월 28~29일에 열렸다.

롯데는 이어 SSG와 한 경기만 치른다. 올 시즌 SSG와 상대 전적에서 4승 7패 1무를 기록, LG(3승 7패) 다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맞대결 성적과 최근 상대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6월 20일 사직 삼성전에서 승리한 롯데 선수단.

롯데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최근 기세가 아주 무섭다. 롯데는 후반기 개막 후에 한 달(8월 11일~9월 10일) 동안 14승 8패 2무를 기록했다. 이후 9월 16일부터 30일까지 보름 동안에는 연승 한 번 달리지 못해 포스트시즌에서 점점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4연승(1무 포함)을 발판 삼아 다시 치고 올라왔다. 덕분에 5위 팀과 격차가 후반기 들어 가장 적은 3경기까지 좁혔다. 특히 선두 KT와 3연전을 기분 좋게 싹쓸이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 약 1년 만에 3연전을 스윕하며 되살아났다. 이어 2~3일 NC전에서는 8회 집중력을 선보이며 1승 1무의 성과를 올렸다.

롯데는 'AGAIN 2017'을 꿈꾼다. 당시 전반기를 7위로 마친 롯데는 후반기 0.684의 놀라운 상승세 속에 3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올해 역시 전반기 8위로 부진했던 롯데는 후반기 대반전을 노린다.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이번 주 총 6경기를 마치고 나면 롯데의 잔여 일정은 14경기로 줄어든다. 잔여 경기는 불규칙하다. 10~12일 사흘간 휴식 후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 동안 더블헤더를 포함해 6경기를 치른다. 이어 18~21일 나흘 동안 경기가 없고 22~25일 4경기를 한다. 26일 하루 휴식 후, 27~30일 4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한다. 선발 투수를 비롯한 마운드 운용을 폭넓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다. 잔여 일정이 줄어들기 전에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 꼴찌 앤더슨 프랑코(5.61)를 선발 투수에서 구원 투수로 보직 변경했다. 후반기 팀 홀드 1위(37개)의 불펜진은 건재하고, 선발진도 최근 반등하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서튼 감독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판타스틱" "대단한 승부욕"이라고 칭찬하며 선수들의 파이팅을 북돋고 있다.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는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선수들이 남은 경기 끝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은 채 완주해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한 주 성적표에 롯데뿐만 아니라 여러 팀의 이목이 거인 군단을 향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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