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테이블 왜 8명?" 힐끔..이 표식 보고서야 고개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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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완료자 포함 테이블’ 표식 확산
지난 3일 오후 6시 강원 춘천시 후평동에 있는 한 유명 음식점. 안쪽에 있는 테이블에 6명의 일행이 함께 앉아 있었다. 바로 뒤쪽에 있는 테이블도 일행 7명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온 손님들은 여러 명이 함께 앉아 있는 테이블을 약속이나 한듯 쳐다봤다. 이날 현재 춘천은 4명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상태여서다. 테이블로 다가간 손님들은 한쪽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테이블’이라고 적힌 표식을 보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음식점 직원 박경남(60·여)씨는 “접종 완료자 표식이 없을 땐 5명이 넘는 사람이 한 테이블에 있으면 오는 손님마다 설명할 수도 없고 애매한 상황이 많았다”며 “표식을 놓아두니 서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접종 완료자 테이블 표식은 춘천시에서 제작했다. “음식점 한 테이블에 여러 사람이 모여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끊이지 않아서다.
“방역 위반” 신고, 춘천만 한 달 150건

실제 지난달 27일 오후엔 “춘천시내 한 닭갈비집에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식사를 한다”는 신고가 춘천시 식품의약과에 접수됐다. 이에 시청 담당자가 곧바로 출입자명부와 방문 시간 등 확인한 결과 11명 중 8명과 3명이 각각 다른 일행이었다. 또 두 일행 중 8명이 함께 있던 일행 중 5명은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한 지 14일이 지난 접종 완료자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도 “춘천시 한 음식점에서 7명이 모여 식사를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 역시 4명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지 14일이 지난 접종 완료자였다.
춘천시에 따르면 이처럼 방역수칙 위반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매달 100~150건이 접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제작한 표식 3000개를 음식점 1000여곳에 배포키로 했다.
위성환 춘천시 식품의약과 식품위생팀 주무관은 “방역수칙 의심 신고 중 대부분이 접종 완료자를 포함한 경우라 접종완료석 표식을 제작했다”며 “표식 지원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고 부작용 줄이자” 다양한 대책

서울시 중구와 도봉구 등은 백신 접종 안내 표식을 제작해 각각 8700여개, 3200여개 업소에 전달했다. 카페나 식당 등을 찾은 이용객들이 백신 접종 완료자 포함 여부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충북도도 최근 접종 완료자 포함 테이블용 표식을 제작해 음식점 등 3000곳에 9000개를 배부했다. 앞서 충주시와 옥천군도 안내 표식을 만들어 2800곳과 900곳에 각각 나눠줬다.
충북도 관계자는 “그동안은 백신 접종 완료자 여부를 가릴 수 없어 사적 모임 규모를 위반했다는 민원이 잦았다”며 “일선 시·군에서 실효성을 판단해 실정에 맞게 표식을 추가 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접종 완료자 부착, 스티커도 제작

접종 완료자의 몸에 붙이는 스티커를 제작한 지역도 있다. 동해안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강원 속초시는 접종 완료자 몸에 붙이는 스티커 4만2000개를 제작했다. 음식점을 방문한 손님들이 ‘접종 완료’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식사를 하면 된다. 속초시는 또 ‘접종 완료자 포함 테이블’이라고 적힌 표식도 5000개를 만들어 음식점과 카페에 배부했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였던 속초시는 스티커 배부와 함께 4일부터 거리두기를 3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거리두기가 하향 조정되지만, 코로나19가 언제든 재확산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경남 함양군과 전남 화순군은 이용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위해 ‘인증 배지’를 제작했다. 함양군은 지난 7월부터 접종 완료자에게 인증 배지를 배부하고 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군민이 주소지 읍·면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백신 접종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다.
심리적 안정감 주는 ‘인증 배지’도 등장

함양군 측은 “인증배지를 공식적인 증빙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했다는 ‘간접 증명’의 표식으로 타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함양군은 또 스마트폰 활용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읍·면 주민센터에서 예방접종 증명서와 스티커도 발급해주고 있다. 스티커에는 접종 회차와 접종 일자 등이 표기되고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에 붙이도록 하고 있다. 전남 화순군도 ‘백신접종 안심 배지’를 배부하고 있다. 대상은 1차 접종 이후 14일이 지난 65세 이상 노인이다.
전문가들은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접종 완료자 표식과 스티커 등이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치명률은 낮아지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울 때”라며 “접종 완료자 표식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ㆍ청주=박진호ㆍ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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