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부의 눈물..1600km 비대면 '영통 결혼식' 사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의료진의 고군분투가 길어지는 가운데,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할 시간조차 내지 못해 영상통화로 결혼식을 치른 간호사의 사연이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넷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소개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베트남 호치민시의 박마이병원 코로나19 치료실 간호사 응우디엡(24)이다. 애초 정했던 결혼식 날짜는 지난달 29일. 하지만 지난 7월 호치민시의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디엡은 원래 근무하던 하노이의 병원에서 1600㎞ 떨어진 호치민시의 야전병원으로 지원 근무를 오게 됐다.
결혼 날짜가 다가오는데, 호치민시 코로나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디엡은 넘쳐나는 환자와 바쁜 동료들을 두고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랑과 논의 끝에 디엡은 호치민에서, 신랑은 하노이에서 영상통화로 연결해 간단히 결혼식을 치르기로 했다. 디엡은 결혼식 시간에 맞춰 병원 창고에서 혼자 조용히 영상통화를 할 계획이었다.
우연히 디엡의 통화 내용을 듣게 된 간호사 동료는 황급히 이 사실을 병원 측에 알렸다. 의사·간호사·자원봉사자까지 나서서 디엡의 온라인 결혼식을 몰래 준비했다.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를 구해오고, 웨딩케이크와 꽃도 맞췄다. 병원 회의실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가게 주인들은 “전염병 퇴치를 위해 애써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신부에게 선물하고 싶다”며 무료로 꽃과 케이크를 제공했다.
결혼식날 디엡은 동료들의 깜짝 선물에 놀라 눈물을 펑펑 쏟았다. 결혼식은 호치민의 신부, 하노이의 신랑, 남딘 지역의 신부 부모님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가운데 무사히 끝났다. 초록색과 흰색 가운을 입은 의료진이 하객으로 함께 했다. 박마이병원 부원장은 “너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부가 밤낮없이 애쓰고 있다”면서 “신랑과 하루빨리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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