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읽기] 페이스북 파일
요즘 페이스북이 미국에서 다시 한번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페이스북 파일’이라는 탐사취재 기사를 연재하면서 페이스북이 그동안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던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는 유출된 내부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전직 직원들의 증언을 듣고 작성한 것이라 페이스북은 기사에 등장한 팩트는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이 10대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부 연구 결과를 확인한 후에 오히려 사용 연령을 더 낮추는 ‘인스타그램 키즈’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특히 분노했다.
이 기사가 나오자 의회는 페이스북 임원을 소환하는 청문회를 열어서 이 기업의 행동이 과거에 담배회사들이 청소년을 타깃으로 마케팅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의원들은 더 나아가 이번에 유출된 연구 문건 전체와 그걸 작성하는 데 사용된 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추궁했지만 청문회에 나온 임원은 일부 보고서를 공개했다며 끝까지 전체 공개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페이스북이 보이는 이런 태도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전략적으로 나쁜 선택이라는 지적이 있다. 기업이 숨기고 있던 자료가 들켜서 궁지에 몰렸다면 우선 전체 자료를 공개해서 한 번에 욕을 먹은 후에 해명과 반박을 해야지, 이렇게 몇 주에 걸쳐서 야금야금 폭로가 이루어지면서 여론이 계속 악화하게 놔두는 것은 어설픈 위기관리라는 것이다. 결국 투명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야말로 가장 좋은 기업의 PR전략이라는 건 항상 듣는 말이지만 숨길 게 많은 기업은 그 전략을 취하기 힘들다. 페이스북 역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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