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속 대만 넘은 中군용기에..美 "오판 초래할 위험" 경고

박현영 2021. 10. 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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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중국군 J-16 전투기 사진을 대만 국방부가 배포했다. [EPA=연합뉴스]


중국이 사흘 연속 100대 가까운 군용기를 보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중국의 도발을 규탄하고 대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판을 초래할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은 중국이 대만 인근에서 벌이는 도발적인 군사 행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불안정하게 하고, 오판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징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과 강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무부가 "오판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것은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는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도발을 강행하고 대만이 긴급 대응 출격에 나서 긴장이 고조되는 과정에서 자칫 어느 한쪽이 오판하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군 수뇌부는 최근 의회 청문회 증언 등을 통해 중국이 대만을 침략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그 시점과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중국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데는 공감대가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AP=연합뉴스]


중국은 지난 1일 국경절(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일)을 맞아 하루 최대인 38대의 군용기로 대만 ADIZ를 침범해 무력시위를 했다.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H-6 폭격기도 포함됐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전까지는 지난 6월 15일 하루 총 28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진입한 것이 최대 규모였다.

다음 날인 2일은 군용기 39대가 대만 ADIZ로 날아들어 전날 기록을 경신했으며, 일요일인 3일은 최소 16대가 출격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사흘간 총 93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대만 ADIZ를 침범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중국은 군용기의 대만 ADIZ 무단 진입 횟수를 늘려왔고, 최근 들어서는 거의 매일 대규모 출격이 일어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에는 미국·영국·호주가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군사동맹 오커스(Aukus)를 만들어 핵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전수하기로 한 데 항의하는 의미도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ADIZ는 영공은 아니지만, 외국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진입할 경우 군사 도발로 간주할 수 있는 구역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는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대만이 충분한 자위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며, 대만해협과 역내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는 공동의 번영, 안보와 가치를 증진하고 민주적인 대만과 관계를 깊게 하기 위해 우방 및 동맹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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