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는다"..박지성, '개고기송' 멈춰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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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했던 축구선수 박지성이 이른바 '개고기송'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응원가를 그만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개고기송'은 맨유의 팬들이 박지성을 지지하고 상대인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해 불렀던 응원가로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는다", "그래도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낫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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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활약했던 축구선수 박지성이 이른바 '개고기송'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응원가를 그만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4일(한국시간) 박지성은 구단이 직접 제작하는 'UTD 팟캐스트'에 출연하면서 그의 응원가와 관련된 비화를 공개했다. 박지성은 선수 은퇴 이후 맨유 공식 엠버서더로 활동한 바 있다.
박지성은 이날 일명 '개고기송'으로 불리는 자신의 응원가를 부르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개고기송'은 맨유의 팬들이 박지성을 지지하고 상대인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해 불렀던 응원가로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는다", "그래도 임대 주택에서 쥐를 잡아먹는 리버풀보다는 낫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개고기송'은 지난 8월, 황희찬의 울버햄프턴 입단이 발표되던 순간 원정 응원을 떠났던 맨유 팬들로부터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노래의 가사는 한국인이나 아시아인들에 대한 인종 차별, 또는 리버풀 지역 주민들에 대한 비하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맨유로 이적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던 즈음, 응원가를 처음 들었을 때는 팬들이 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준 것에 자랑스럽다고 느끼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에도 개고기를 먹는다는 내용의 가사가 불편하기도 했다"라면서도 "어린 나이였고 영국 문화도 몰랐기에 새롭게 받아들여야 하는 많은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박지성은 "시간이 흘렀고 세상이 변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한국 선수가 맨유와 경기가 있던 날 울버햄프턴에 입단했다. 그리고 맨유의 팬들이 내 응원가를 불렀다"라며 "그때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15년 전에 내가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당부했다.
박지성은 "한국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라며 "맨유 팬들이 그런 내용을 더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한국인들에 대한 인종적인 모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국 문화를 보면 나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들이 많다"라며 "그런 내용이 담긴 노래를 그만 불러줄 것을 부탁한다. 더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지성은 "은퇴를 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팬들의 응원가를 들으면 여전히 그라운드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팬들이 만들어줬다는 사실에 여전히 자랑스럽다"라면서도 "당시의 불편함을 견디려고만 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아시아인이나 한국인으로서 그런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지금의 세대는 완전히 다르기에 내가 뛰던 당시의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른다. 이제는 그 단어를 멈춰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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