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황소' 황희찬, 안방에서 멀티골 작렬
[양형석 기자]
▲ 황희찬 |
ⓒ AP/연합뉴스 |
'노란 황소' 황희찬이 홈팬들 앞에서 멀티골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FC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희찬은 2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주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FC와의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경기는 황희찬이 멀티골을 기록하는 원맨쇼를 펼친 울버햄튼이 뉴캐슬을 2-1로 꺾고 시즌 세 번째 승리를 챙기며 리그 11위로 올라섰다(3승 4패, 승점 9점, 골득실-1).
지난 9월 11일 왓포드FC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트렸던 황희찬은 약 3주 후 리그 2호골과 3호골을 동시에 터트리면서 프리미어리그 데뷔 4경기 만에 첫 멀티골을 작렬했다. 울버햄튼 이적 후 기대보다 훨씬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황희찬은 리그 세 골로 손흥민(토트넘 핫스퍼FC),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FC) 등과 함께 리그 득점 공동 7위로 뛰어 올랐다.
황희찬과 궁합이 맞지 않았던 독일생활
2015년 논란 끝에 오스트리아 리그의 FC 레드불 찰츠부르크로 이적한 황희찬은 2016-2017 시즌 팀의 주전 자리를 차지해 리그 12골로 득점 3위를 기록했다. 2018-2019 시즌 독일 함부르크 SV로 임대된 황희찬은 복귀 후 기량이 무르익으며 2019-2020 시즌 40경기에서 16득점 2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리버풀FC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 버질 판데이크를 제치고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9-2020 시즌이 끝나고 사실상 이적이 확정된 황희찬은 작년 7월 독일 분데스리가의 RB 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물론 찰츠부르크 시절 동료였던 엘링 홀란(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나 미나미노 타쿠미(리버풀)처럼 빅클럽으로 가진 못했지만 라이프치히 역시 2019-2020 시즌 분데스리가 3위를 기록했던 알짜배기 팀이다. 오히려 황희찬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조건의 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황희찬과 분데스리가 그리고 라이프치히는 궁합이 썩 잘 맞지 않았다. 황희찬은 2020-2021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컵대회를 포함해 총 26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출전 경기는 단 5경기에 불과했다. 게다가 황희찬이 지난 시즌에 기록한 3골은 모두 컵대회에서 나온 골이었다. 결국 황희찬은 지난 시즌 라이프치히가 도르트문트를 승점 1점 차이로 제치고 극적으로 리그 2위를 차지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만족스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황희찬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꾸준히 이적설이 나왔다. 사실 황희찬 입장에서도 궁합이 맞지 않은 팀에 오래 머무를 이유가 없었고 라이프치히 구단 입장에서도 활약이 미미한 선수를 계속 데리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황희찬이 라이프치히 이적 당시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가 아니면 이적할 팀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럽축구의 이적시장이 얼마 남지 않은 8월 말, 영국 프리미어리그 복수의 구단에서 황희찬의 임대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설기현(경남FC 감독)이 활약했던 울버햄튼이 황희찬의 유력 행선지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황희찬은 8월 30일 울버햄튼으로의 임대이적이 확정되며 역대 14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이적 후 4경기에서 3골 폭발, 득점 공동 7위 등극
아시아나 남미,아프리카 출신의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유럽의 중하위 리그에서 활약하다가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점점 좋은 리그, 좋은 클럽으로 이적하는 단계를 밟는다. 물론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곧바로 분데스리가의 명문팀으로 이적한 홀란의 경우도 있지만 홀란 같은 특별한 재능은 흔하게 나오는 사례가 아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 부진했던 황희찬은 더욱 수준이 높다고 평가 받는 프리미어리그로 이적하게 됐다.
실제로 울버햄튼에는 멕시코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 라울 히메네스와 포르투갈 U-17 대표팀 출신의 2002년생 유망주 파비우 실바가 공격진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히메네스는 지난 시즌 두개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며 1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실바는 아직 풀타임 주전을 맡을 만큼 기량이 무르익지 않았다. 하지만 황희찬 역시 독일에서의 활약이 실망스러웠기에 울버햄튼에서의 경쟁이 마냥 낙관적이진 않았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이적 후 컵대회를 포함해 단 5경기를 치렀지만 황희찬의 프리미어리그 적응에는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황희찬은 지난 9월 11일 왓포드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교체 투입돼 후반 38분 프리미어리그 첫 득점이자 울버햄튼 데뷔골을 작렬했다. 프렌트포드 FC와의 5라운드에서 교체 출전한 황희찬은 토트넘과의 카라바오컵32강과 사우스햄튼FC와의 6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조금씩 팀 내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황희찬은 2일 열린 뉴캐슬과의 홈경기에서도 히메네스와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움직임을 선보이던 황희찬은 전반 20분 히메네스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뉴캐슬의 골문을 가르는 선제골을 터트렸다. 울버햄튼의 이번 시즌 리그 첫 홈경기 득점이었다. 황희찬은 1-1로 맞선 후반 12분에도 다시 한 번 히메네스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골을 터트리며 몰리뉴 스타디움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황희찬은 이날 두 번 모두 히메네스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 울버햄튼의 붙박이 주전 스트라이커 히메네스와 호흡이 좋았다는 것은 앞으로의 주전 경쟁에서도 황희찬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많은 활동량을 선보였다. 노란 유니폼을 입은 한국의 황소가 손흥민에 이어 프리미어리그를 뜨겁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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