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포커스] 북한에 준 꽃놀이패, 종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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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요동친다.
그간 침묵했던 북한이 미사일 도발과 함께 종전선언을 매개로 대남공세를 본격화한다.
북한은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종전선언 자체는 "상징적인 의미"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으로 평가했다.
종전선언은 1996년 북한이 주창한 '새로운 평화보장체계'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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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요동친다. 그간 침묵했던 북한이 미사일 도발과 함께 종전선언을 매개로 대남공세를 본격화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유엔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했다. 북한은 ‘적대시 정책’과 ‘이중기준’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웠으나 종전선언 자체는 “상징적인 의미”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으로 평가했다.
종전선언은 1996년 북한이 주창한 ‘새로운 평화보장체계’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당시 북한은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정전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중간단계로 ‘북·미 잠정협정’을 제안했다. 이를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종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용의가 있다”며 받았다. 가장 구체적인 논의는 2007년 노무현-김정일 공동성명에서 “관련자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에서 만나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은 종전선언에 긍정적이다. 2018년 판문점선언에도 종전선언이 들어간 이유다. 그러나 북한은 2018년 하반기 이후 종전선언을 “종잇장에 불과”하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선언을 부시 행정부처럼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를 추진할 때 가능한 ‘상응 조치’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종전선언은 비핵화 입구 또는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북·미관계 마중물로 제시한 것으로서 상응 조치 개념이 아니다. 북한이 아무것도 안 해도 관련국 정상이 모여 종전선언을 해주는 제안으로 북한에 매우 유리하다.
현 상태에서 종전이 선언되면 북한에 대한 제재 동력은 극적으로 약화한다. 미국은 국내법 중 대외경제 비상 조치법, 수출관리법, 무기 수출 통제법, 대외활동 수권법 등 10개 이상의 법으로 북한을 제재한다. 사유는 북한이 부과하는 안보위협과 테러 지원 등이다. 종전이 선언되면 북한은 더는 미국의 적성국이 아니고 테러지원국 명단에서도 빠질 수 있으므로 미국 국내법이 규정하는 제재 이유 다수가 소멸한다. 미국 국내 제재가 약화하면 북한은 이를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 함께 유엔 제재 무력화에도 나설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종전선언은 어쩔 수 없이 북한 위협에 대비하는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의 존재 근거를 약화한다. 김여정은 지난 8월 10일 담화에서 “미군이 남조선에 주둔하고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주기적으로 악화시키는 화근은 절대로 제거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사실상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김여정의 주장은 2016년 7월 북한 정부 대변인 성명으로 발표한 ‘조선반도 비핵화 5대 조건’ 중 마지막에 주한미군 철수를 명시한 이래 처음이다. 현시점에서 종전이 선언되면 북한이 요구할 다음 수순이 무엇일지 분명히 보여준다.
설사 종전선언에 실패하더라도 북한은 손해 볼 것이 없다. 문재인정부의 종전선언에 미국만 부정적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직후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남북 관계는 비핵화와 불가분”이라며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결국 남·북·중이 찬성하는 종전선언에 미국이 반대하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과 중국은 미국을 ‘반평화 세력’으로 비난할 것이고, 한국은 동맹은 오간 데 없이 이들에 동참하는 꼴이 된다. 문 정부는 ‘어떻게든’ 남북 관계를 복원해 다음 정부에 넘기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가 큰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다음 정부가 유연하게 정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원곤(이화여대 교수·북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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