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차별화 내각 노렸지만 여전한 '아베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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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대 일본 총리로 4일 취임하는 기시다 후미오(사진) 자민당 총재의 내각 인선 구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내각에 소장파나 무파벌 인사를 임명하고, 경제안보담당상 직을 마련하는 등 참신함을 노렸지만, 관방상과 외무상 등 요직에는 당내 주류인 보수 인사들을 그대로 유임시켜 '기시다 컬러'가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은 3일 기시다 총재가 경제안보담당 각료직을 신설해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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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무·방위상 등 주요 보직은 유임
제100대 일본 총리로 4일 취임하는 기시다 후미오(사진) 자민당 총재의 내각 인선 구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내각에 소장파나 무파벌 인사를 임명하고, 경제안보담당상 직을 마련하는 등 참신함을 노렸지만, 관방상과 외무상 등 요직에는 당내 주류인 보수 인사들을 그대로 유임시켜 ‘기시다 컬러’가 나오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은 3일 기시다 총재가 경제안보담당 각료직을 신설해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재는 미·중 대립 상황에서 안보문제가 경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총재 선거 당시부터 공약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추진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내각은 한동안 파벌 싸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무파벌·소장파에서 일부를 기용할 방침이다. 재무성 출신 고바야시 타카유치 의원과 고토 시케유키 정조회장 대리가 처음으로 입각할 가능성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총재 선거에서 경쟁한 노다 세이코 간사장 대행도 지방창생담당상으로 입각이 확정적이다.
인선 외에도 기시다 내각에서는 ‘밤샘 릴레이 취임사’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일본에서는 각부 장관이 황궁에서 임명장을 수령한 뒤 총리 관저에서 장관 1명씩 기자회견을 하는데, 각 장관들의 연설이 장황해 새벽을 넘겨 진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안보 등 주요 분야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측근들이 자리를 지켰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모테기 도미시쓰 외무상은 유임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 방위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으로 기시 가문의 양자로 입적한 대표적인 ‘친 아베’ 인사다. 또 극우 성향에 아베 전 총리의 측근으로 유명한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도 경제산업상으로 기용된다.
당내 보수진영에서도 대거 입각이 예상된다. 당내 2위 파벌인 아소파에서는 야마기와 다이시로 전 의원이, 3위 파벌인 타케시타파에서는 니시메 코자부로 의원과 니노유 사토시 의원 등도 부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안보 분야 장관에 자민당 주류 파벌의 의원들이 임명됐다”면서 “아베 전 총리의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 등에 대한 재수사도 요원해졌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재는 취임 10일을 전후로 본격적인 총선 정국에 돌입할 계획이다. 14일 국회를 해산한 뒤 다음달 7일 또는 14일에 총선을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다음 총선에서 자민당의 의석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야권에서 3자구도가 형성되는 것도 자민당에겐 호재다. 아라키 치요 도민퍼스트회 대표는 이날 당명을 ‘퍼스트회’로 바꾸고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국민민주당과 연합해 후보자를 내겠다고 밝혔다. 다만 퍼스트회 소속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출마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에 퍼스트회까지 3자구도가 형성되면서 야권의 표심 분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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