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또 압승..15만표만 더 얻으면 '與 대선후보' 된다

오현석 2021. 10. 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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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순회경선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49만여 명 국민 선거인단의 표심이 달린 더불어민주당 2차 슈퍼위크에서도 득표율 58%의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대선 ‘본선 직행’의 9부 능선에 도달했다.

이 지사는 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합동연설회 직후 발표된 2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에서, 전체 투표수 29만6114표 가운데 17만2237표(58.17%)를 얻었다. 인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도 7800표(53.88%)를 보탠 이 지사는 이날까지 득표율 54.90%(54만5537표)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이날 개표 결과에 대해 “토건 세력과 싸워 부동산 불로소득을 최대한 환수한 것에 대한 격려와 앞으로도 부패 세력과 더 치열하게 싸우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대장동 사건’이 경선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이 지사는 “오히려 이 사태가 저의 청렴함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증명해주고 있어 오히려 득표율이 좀 올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개표로 누적 득표율이 34.67%에서 34.33%로 소폭 낮아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일주일 남은 경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날 2차 국민선거인단 득표율은 33.48%로 지난달 12일 발표된 1차 국민선거인단의 득표율 32.98%(유효투표 기준)보다 0.5% 포인트 높아졌으나 대세를 뒤집진 못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사실상 결선으로 갈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에 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용진 의원은 이날까지 각각 9.14%, 1.63%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기도 경선 앞둔 이재명…‘매직 넘버’까지 15만여 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이제 선거인단 61만4957명의 결정만을 남겨놓은 상태다. 9일 경기 지역 대의원·권리당원 16만4696명이 참가하는 순회경선 결과가 발표되고, 10일엔 서울 대의원·권리당원 14만4481명과 3차 국민선거인단 30만5780명의 투표 결과가 최종 합산된다. 이 결과를 포함해 이 지사가 최종 50% 이상을 득표하면, 결선 투표 없이 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다.

지금까지의 투표율(65.96%)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최종 유효투표 수는 약 140만표로 추정된다. 이 경우 과반 득표 기준은 70만표다. 이 지사 입장에선 지금까지 얻은 54만5537표에 더해 단 15만4463표만 더 얻으면 본선에 직행하게 된다. 게다가 이 지사의 ‘홈그라운드’라 할 수 있는 경기도 당원 투표가 남은 상황이다. 당내에서 이날 개표 결과를 두고 “사실상 우리 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후보로 확정됐다”(민주당 초선 의원)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10.3 국회사진기자단


이런 결과를 예측한 듯, 이 지사의 지지자들은 이날 순회경선 행사장 앞 입구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얀색 바람개비와 ‘대한민국, 혁명하라!’,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는다) 대동세상’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지지자들은 이 지사가 도착하자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지지자 가운데엔 ‘국힘 게이트 부패지옥!’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이들도 있었다. 이날 행사장 앞에서 만난 이 지사의 지지자 정모(58·인천 연수구)씨는 “화천대유와 연관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들은 죄다 국민의힘 쪽 인사들 아니냐”며 “그런데도 당내에서도 이 문제를 이 지사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흐름이 있어, 생업 팽개치고 지지 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재명 “돈 받아 챙긴 건 국민의힘”…‘대장동 의혹’ 거듭 반박

이날 연설에서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야권의 의혹 제기를 거듭 반박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 몫은 사업이 흑자든 적자든 상관없이 사전에 보장받았다. 민간사업자 내부 이익 배분은 성남시가 알 수도 없었고 관여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특히 “공공개발을 막은 것도 국민의힘이고, 화천대유에서 부정한 돈을 받아 챙긴 것도 국민의힘 아닙니까”라며 ‘국민의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저 이재명이 그들과 싸우지 않았으면 5500억조차 민간업자와 국민의힘 입에 다 들어갔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는 “국민의힘이 연일 가짜뉴스로 ‘이재명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저 이재명 죽지 않는다. 때릴수록 더 단단해진다”며 “개발이익 완전 국민 환수제도를 도입해 ‘불로소득 공화국’을 끝내겠다”라고도 덧붙였다.

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결과 발표가 끝난 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권 재창출이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우리는 불안하다”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대장동 사건 수사를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속단해서는 안 된다”라면서도 “우리에게는 판단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결선 투표로 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하기까지 며칠이라도 여유를 갖기 위해 결선 투표를 만들어 달라는, 일종의 ‘전략적 투표’ 호소였다.

인천=오현석·남수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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