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선은 두테르테 딸 VS 파퀴아오 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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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출마를 전격 철회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자신의 딸이 출마할 것임을 시사했다.
3일 현지 매체 ABS-CBN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 시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통령 출마는 그가 대통령 취임 직후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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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출마를 전격 철회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자신의 딸이 출마할 것임을 시사했다. 자신의 부통령 출마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우회로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현지 매체 ABS-CBN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 시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은 전날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이뤄진 인터뷰에서 나왔다. 취재진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사라 시장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 고 상원의원이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게 맞냐는 취지로 “‘사라 고’가 확실하냐”고 질문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사라 고”라고 답했다.
다만 그는 딸이 대선 후보 등록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난 정말 모른다. 그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라 시장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노코멘트”라고 했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사라 시장이 대선에 출마하면 ‘부녀 시장’에 이어 ‘부녀 대통령’까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부통령 불출마 및 정계 은퇴 선언을 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그는 “대다수의 필리핀인들은 내가 자격이 없으며 헌법을 위반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필리핀 여론조사 기관인 SWS의 지난 6월 조사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두테르테의 내년도 부통령 선거 출마에 대해 “헌법 위반”이라고 답했다.
당초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통령 출마는 그가 대통령 취임 직후 주도한 ‘마약과의 전쟁’ 등 반인륜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사법처리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하자 부통령 출마를 포기하는 대신 후계자로부터 보호를 받는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 전문가 카를로스 콘데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두테르테는 그를 보호해줄 수 있는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퇴임 이후 그의 주요 관심사”라고 말했다.
사라 시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면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과 맞붙게 된다. 파키아오 의원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지만 최근 반목을 거듭했다. 파키아오 의원은 지난 6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두테르테 대통령의 대처가 소극적이라고 비판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지원자금 용도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하는 등 부패 문제도 거론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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