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자신 이름 걸린 대회서 스코어 오기로 한 타 차 컷탈락
최경주(51)가 스코어카드를 잘 못 적는 바람에 한 타 차로 컷 탈락했다. 하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대회에서 실수가 나와 아쉬움이 더 컸다.
최경주는 1일 경기도 여주의 페럼 클럽(파72)에서 벌어진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16번 홀(파 3)에서 파를 했다.
그의 스코어를 기록하는 마커인 박성국은 제대로 3을 적었다. 그러나 최경주가 3타가 아니라 4타라고 해서 4로 수정했다. 최경주는 이 스코어카드에 사인해 경기위원회에 제출했다.
골프에서 스코어카드는 실제보다 적게 적으면 실격이고, 많이 적으면 그 숫자가 그대로 기록된다. 실제 최경주의 스코어는 74타였는데 75타가 됐다. 최경주는 2라운드 3타를 줄였으나 한 타 차로 컷 탈락했다.
최경주는 지난 27일 경사가 났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챔피언스 투어에서 우승했다. 곧바로 한국에 온 최경주는 빗속에서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그러나 우승경쟁-비행기 이동 등으로 피곤한 몸에 과부하가 걸린 듯하다. 최경주는 "시차 때문인지 뭐에 홀린 듯 멍했다. 경기 후 식사를 하다가 캐디가 이상하다 해서 확인해보니 실수했더라"고 말했다. 그는 경사가 난지 사흘 만에 아픔을 겪었다.
최경주는 파 3홀을 파 4로 착각한 듯하다. 그의 마커 박성국은 최경주가 워낙 어려운 대선배라 바꿔 달라는 말을 군말 없이 따른 것으로 보인다.
스코어카드에 실제보다 더 적어 손해를 보는 일은 골프사에 종종 있다. 1968년 마스터스에서 로베르토 드 비센조(아르헨티나) 사건이 가장 유명하다. 그는 4라운드 총 타수(66타)는 맞게 적었는데 마커가 한 홀에서 3을 4로 잘 못 적었다.
연장전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급했던 드 비센조는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 총 타수가 맞더라도 개별 홀에 스코어가 더 적혀 있으면 이를 총 타수에 더한다. 그는 그 한 타 때문에 연장전에 가지 못했다. 그날은 드 비센조의 생일이었다. 자기 이름이 걸린 대회서 실수한 최경주처럼 괴로웠다.
2014년 KPGA 해피니스 오픈에서는 김우현이 실제로 21언더파 263타를 쳐 역대 72홀 최저타 타이기록을 세우는 듯했는데 4라운드 5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도 파로 잘못 적었다. 그에게 한 타가 더해져 최저타 기록은 날리고 20언더파로 그냥 우승만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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