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출시국 美의 굴욕..최악의 71만명 사망 기록한 이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가 총 500만명을 넘어섰다고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1일 기준 전 세계 사망자 수가 5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는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 사망자 수가 250만명에 이르기까지는 1년 이상 걸렸는데 그다음 250만명이 사망하기까지는 8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면서다. 지난 한 주간 하루 평균 8000명, 분당 5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사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백신 도입을 서두른 선진국과 그렇지 못한 비(非) 선진국의 차이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러니를 낳은 국가도 있다. 전 세계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미국·러시아·브라질·멕시코·인도에서 발생했는데, 미국과 러시아는 자국 백신을 일찌감치 출시하고 승인한 국가라는 점에서다.
실제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화이자 백신을 긴급 사용 승인하고 접종을 빠르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접종자(2차 접종을 완료했거나 얀센 백신 수을 맞은 사람)가 10월 현재 56%에 그친다. 러시아는 지난해 8일 전 세계서 가장 먼저 자국 백신 '스푸트니크V'를 승인했지만, 현재까지도 완전 접종률은 29%에 불과하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1일 사망자 수가 71만명을 넘어서면서 최악의 팬데믹으로 기록됐던 1918~19년 스페인 독감 당시의 기록(67만5000여명)을 돌파했다. 미국의 인구가 당시보다 3배 늘었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그 사이 미국의 의학과 과학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달했다는 점도 고려하면 치명적인 수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사망한 미국인만 70만여 명"이라면서 "이러한 슬픔에 무감각해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2일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바이든 대통령 명의의 성명에 따르면 그는 "우리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한 70만 명의 사망했다는 기록을 애도하는 것처럼 우리는 그 슬픔에 무감각해져서는 안 된다"며 "믿기 힘든 사망자 수는 백신 접종을 받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례"라고 짚었다.
미국은 여전히 백신에 대한 불신과 싸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6월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는데, 사망자들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플로리다와 미시시피 등 미국 남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누적 사망자 수는 20만명을 넘겼다. 특히 최근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 러시아는 1일 하루 887명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을 보고했는데,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심각한 기록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역시 백신이 도입된 국가 중 접종률이 가장 낮은 곳 중 하나다.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V 승인 이후 8개월여가 지난 4월까지도 1차 접종률이 7%에 불과했다. BBC는 러시아인들이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꺼린다고 전한 바 있다. BBC와 인터뷰한 러시아 시민들은 "합병증에 대한 온갖 소문이 있다", "러시아인들은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스푸트니크V의 3상 시험도 진행하기 전에 백신을 승인한 것이 도리어 자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지역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남미(전체의 21%)라고 전했다. 이어 북미와 동유럽이 각각 전체 사망자의 14% 이상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봄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인 인도는 백신 예방 접종이 시작되면서 하루 평균 사망자 수가 4000명에서 300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접종 대상자 중 약 47%가 1차 접종을 마쳤고 지난 한 주, 하루 평균 약 790만명이 백신 접종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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