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천하를 다스린다'..유교 부흥의 중심지 취푸

권지혜 2021. 10. 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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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부 산둥성 지닝시에 위치한 취푸(曲阜)에선 매년 9월 국제공자문화제가 열린다.

중국 고대 사상가인 공자의 고향이자 유교 문명의 발상지인 이 곳을 중국은 유교 부흥의 중심으로 띄우고 있다.

이곳에는 높이 72m의 공자상과 중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니산 성경공원이 조성됐다.

1910년대 신문화운동을 주도한 신지식인들은 중국 근대화가 늦어진 이유로 유교를 지목했고,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시기에 공자는 신분제와 노예주의를 옹호한 인물로 비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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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국제공자문화제 개최
문화대혁명 시기 타도 대상이었던 공자
'중화민족의 정신적 스승'으로 부활
중국 산둥성 지닝시 취푸에 위치한 니산 성경공원에서 지난달 28일 관광객들이 72m 높이의 공자상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권지혜 특파원

중국 동부 산둥성 지닝시에 위치한 취푸(曲阜)에선 매년 9월 국제공자문화제가 열린다. 중국 고대 사상가인 공자의 고향이자 유교 문명의 발상지인 이 곳을 중국은 유교 부흥의 중심으로 띄우고 있다.

올해 공자 탄생 2572주년을 맞아 지난달 27일 개막한 ‘2021 국제공자문화제 및 제7회 니산세계문명포럼’에는 한국, 미국, 일본, 독일, 호주 등 16개 나라에서 170여명의 학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하오밍진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중화의 우수한 전통 문화는 중국 인민이 몇 천 년 동안 축적해온 지혜를 집약한 것”이라며 “이는 평화 발전, 공평 정의, 민주적 자유와 서로 통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축하 서한에서 “서로 다른 문명은 대화를 통해서만 서로 영감을 주고 문제를 해결하는 답을 찾을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유가 문명은 반드시 자기만의 독특한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중국 산둥성 지닝시 취푸에서 지난달 28일 공자 탄생 2572주년 기념 행사가 열리는 모습. 차이나데일리 제공

취푸에는 공자와 관련된 유적 세 곳이 있다. 공자 사당인 ‘공묘’, 공자와 후손들이 살았던 ‘공부’, 공자와 자손들의 무덤인 ‘공림’이다. 이 셋을 지칭하는 ‘삼공’은 1994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취푸에서 남동쪽으로 25㎞가량 이동하면 공자의 부모가 기도를 한 뒤 공자를 낳았다는 니산(尼山)이 나온다. 이곳에는 높이 72m의 공자상과 중국 전통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니산 성경공원이 조성됐다. 유교 경전인 논어의 한 구절을 붓글씨로 써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렇듯 취푸에는 공자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곳에 유교 관련 유적지가 들어섰다. 중국은 취푸 부근 300㎢ 면적에 중화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명을 보여주는 상징 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외 40여개의 공자, 유학 기관과 연계해 공자 제사를 지내고 중화의 우수한 전통 문화를 계승하자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 개최된 ‘2021 국제공자문화제 및 제7회 니산세계문명포럼' 개막식. 차이나데일리 제공

공자는 한때 중국에서 타도 대상이었다. 1910년대 신문화운동을 주도한 신지식인들은 중국 근대화가 늦어진 이유로 유교를 지목했고, 1960~70년대 문화대혁명 시기에 공자는 신분제와 노예주의를 옹호한 인물로 비판 받았다. 홍위병들은 취푸에 있는 공자문묘를 훼손하고 공자 사당을 부쉈다.

공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건 개혁개방 시기부터다. 이후 2000년대 중반 들어 중화민족의 정신적 스승으로 부활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든 기관 이름도 ‘공자학원’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강한 나라, 인민 행복을 내세우는 중국 공산당이 유교의 핵심 사상인 ‘수기치인’(修己治人·스스로 수양하고 세상을 다스림)을 다시 끌어왔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국제사회에 자국의 전통 가치와 문화를 전파하려는 시도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취푸=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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