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김태리 잇는 '로열로더' 정호연, 그에게 남은 숙제

장수정 2021. 10. 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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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 SNS 팔로워 수 급증
데뷔작부터 전세계 시청자들의 관심

‘로열로더’는 국내 e스포츠 리그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첫 출전에 우승까지 차지한 선수들에게 붙여주는 명칭이다. 연예계에서도 데뷔작에서부터 국, 내외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이들이 존재한다.


ⓒ넷플릭스

현재 공개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공개 직후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등극했던 ‘오징어 게임’은 이후 전세계 순위를 석권했다. 미국, 유럽, 중동 등 넷플릭스 서비스가 이뤄지는 83개국 중 82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월드랭킹 만점인 830점까지 단 1점 만을 남겨두고 있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를 비롯해 정호연과 위하준, 허성태, 김주령 등 주, 조연 배우 모두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정호연은 데뷔작으로 단번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모델로 활동하던 정호연은 ‘오징어 게임’을 통해 연기 도전장을 내밀었다. 뉴욕에서 패션위크 활동을 준비하던 중 오디션 영상을 찍어서 보내 달라는 소속사의 요청을 받았고, 이후 출연이 확정됐다.


이 작품에서 그는 탈북민 새벽을 연기했다. 북에 있는 부모님을 탈북시켜, 보육원에 혼자 남겨진 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 소매치기까지 하며 거칠게 살아온 인물이다. 그러나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해 돈을 날리고, 게임에서 이겨 상금을 획득하는 것이 마지막 희망으로 남게 됐다.


정호연은 거칠지만, 속 깊은 인물 새벽을 연기하며 강도 높은 육탄전과 아슬아슬한 심리전을 능숙하게 오갔다. 이정재, 박해수 등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기 전 그의 SNS 팔로워 수는 40만 명 안팎이었으나, 공개 이후 팔로워 수가 급상승했다. 열흘 만에 600만 명을 돌파하더니 지난 1일에는 1000만 명을 기록했다. 정호연이 이 작품의 ‘최대 수혜자’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정호연 이전에는 영화 ‘은교’(2012)의 김고은, ‘아가씨’(2016)의 김태리, ‘버닝’(2018)의 전종서, ‘마녀’(2018)의 김다미 등이 있었다. 이들 모두 데뷔작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김태리, 전종서는 데뷔작으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행운아로 남았고, 김고은과 김다미는 청룡영화제와 대종상영화제 등 굵직한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충무로 라이징 스타로 거듭났었다.


다만 그 이후 행보는 제각각이다. 풋풋하고, 신선한 매력으로 은교의 분위기를 장악했던 김고은은 이후 한동안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지 못해 고전했었다. 영화 ‘몬스터’,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를 통해 거친 범죄자부터 법조인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지만, 데뷔작만큼의 확실한 반응을 끌어내는 작품은 없었다.


이후 드라마 ‘치즈 인 더 트랩’, ‘도깨비’ 등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에서 평범한 직장인 유미 역을 맡아,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인물의 설렘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물론, 김태리처럼 ‘아가씨’ 이후 영화 ‘1987’과 ‘리틀포레스트’, ‘승리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이르기까지. 실패 없는 행보로 데뷔 당시의 기대감을 꾸준히 이어가는 사례도 있다. 전종서 또한 영화 ‘콜’을 통해 또 한 번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의심의 눈길을 기대의 시선으로 뒤바꿨다.


그럼에도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가며 스펙트럼을 넓힌 배우들과 달리,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나가는 것에는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대다수가 개성 넘치고, 강렬한 캐릭터로 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부여받았고, 결국 데뷔작 이후가 본격 시험 무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다수의 벼락스타들에게 남곤 하는 숙제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정호연은 이 숙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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