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난 용기내 챌린지해" 뭔지 궁금해? [꿍딴지]

김미진,노혜진,박채은,천현정,한제경 2021. 10. 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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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요즘 해" "그게 뭔데?"
"너도 해보라니까" "그거 어떻게 하는건데?"
일회용품 좋아하지마 #용기내챌린지 #가보자고

언제나처럼 배달 음식을 시켜 먹던 꿍미니. 배불리 잘 먹었는데 일회용기를 분리수거 하려보니 분리수거함이 또 가득 차 있네? 분명 일주일 전에 비웠는데…. 저건 6일 전 먹은 떡볶이 통, 이건 사흘 전 먹었던 도시락 상자. 넘쳐 나는 일회용 쓰레기에 죄책감이 가슴을 꽉 짓누르더라고. “지구야, 미안해~”

그런 꿍미니에게 친구가 좋은 대안을 하나 가르쳐 줬어. ‘용기내 챌린지’라는 거야.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여보기 위해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에 음식을 포장해 오는 운동이래. 우리나라에선 2020년 4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배우 겸 환경운동가 류준열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며 알려지기 시작했어.

그래서, 한번 용기내봤어. 꿍미니들의 용기내 챌린지 도전, 한번 같이 봐보지 않을래?

※이름은 각 인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따온 익명을 사용했어.

용기내 챌린지 될까? “가능 음식점 생각보다 많아…용기내봐!”
꿍미니들이 가져온 개인 용기들

용기내 챌린지의 첫 번째 단계는 음식점에 용기내 챌린지가 가능한지 미리 물어보는 거야. 가능 여부를 묻고 “이러이러한 용기를 가지고 갈 건데 괜찮을까요?”까지 확인하면 더 좋겠지.

꿍미니들은 사실 거절당할까 봐 걱정이 많았어. 그런데 생각보다 용기내 챌린지가 가능한 음식점이 많더라고.

꿍미니들이 한식, 분식, 디저트 등 11가지로 메뉴를 분류해 여의도 인근 음식점 80곳을 조사해보니 4곳 빼고는 모두 용기내 챌린지가 가능하다는 답을 줬어.

다만 용기내 챌린지가 가능하다는 음식점에서도 “네, 일회용품 줄이려고 하시는군요” “미리 준비해 둘게요” 등 익숙하게 답하는 곳이 있는 반면 “무거울 텐데...” “용기가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 괜찮으신가요?” 등 걱정하는 경우도 있었어.

카페 음료나 분식류는 용기내 챌린지 난이도가 낮은 메뉴야.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가는 문화가 이미 잘 형성돼 있고, 분식의 경우엔 조리된 음식을 담아주기만 하면 되니까. 실제로 떡볶이 용기내 챌린지를 하러 분식점에 갔더니 사장님도 “이렇게 가져오면 얼마나 좋아! 나도 플라스틱 쓰기 싫은데” 라고 반가워하셨어.

개인 용기를 가져가 떡볶이&튀김을 포장해오고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왔어. 이건 아주 쉽지?

그치만 그건 꿍미니들의 도전 대상은 아니지. 우린 용기가 많이 필요한배달 삼겹살, 국물 때문에 무거운마라탕, 금방 녹기 쉬운 빙수, 딱 맞는 용기가 잘 없는피자 에 도전해 보기로 했어.

소쿠리 들고, 락앤락 챙기고… 용기내 챌린저 출동!

(※ 참고로, 꿍미니 중 2명은 백신 2차를 맞고 2주가 지났어. 5명 꿍미니가 함께 한 용기내챌린지는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이뤄졌음을 밝힙니다. )

5명의 꿍미니들이 각자 맡은 음식을 포장해 와서 여의도 한강 공원에 모였어. 꿍미니들은 각자 음식을 펼쳐놓으며 용기내 챌린지 성공담을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어. 어떤 메뉴에 어떤 용기를 가져가서 어떻게 먹었는지, 한번 들어보겠어?

개인 용기를 직접 가져가 포장한 것(왼쪽)과 일회용기에 포장한 것(오른쪽)을 비교해봤어!


① 배달 삼겹살

따파 : 일단 우린 쓰레기양을 비교해보려고 일반 포장과 용기내 포장으로 각각 주문해봤어. 용기내 포장을 하려면 식당에 가기 전 미리 메뉴 구성을 확인하는 건 필수야! 상추, 고기, 양념장 등 별로 담을 통 크기도 생각해야 하고, 밑반찬 개수도 확인해야해. 그에 맞춰 반찬통을 가져가야 하니까.

데자와 : 식당 사장님이 일회용 용기를 안 쓰는 대신 상추, 파절임, 밑반찬 등을 푸짐하게 담아주신 건 생각지 못한 이득! 2인분 같은 1인분을 먹게 됐다니까. 가져간 용기에 담아서 먹으니까 집밥 먹는 기분이 들어서 더 좋았어. 일반 포장은 다 먹은 뒤에 분리수거는 물론 남은 음식 처리 등이 머리 아팠는데, 용기내 포장으로 먹으니 쓰레기 처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서 오히려 여유롭게 점심시간을 보내는 느낌도 들었어.

마라탕..은 역시나 착색을 주의해야겠어!


② 마라탕

민초 : 마라탕은 국물 때문에 무겁다는 얘길 듣고, 가벼운 플라스틱 다회용기를 준비했어. 투명 용기를 갖고 갔는데 사장님이 “투명한 용기는 착색될 수도 있으니까 색깔 있는 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어. 마라탕을 용기내 포장할 사람은 기억해두면 좋겠지? 포장해 오면서 확실히 다른 메뉴들보다 좀 무겁다고 느끼긴 했지만, 우리가 마라탕을 5kg, 10kg씩 먹는 건 아니잖아. 1~2인분 정도는 충분히 들고 올 수 있는 무게로 느껴졌어.

카레가 아니라 '망고빙수'라는 점 주의해줘!


③ 빙수

민초 : 빙수 용기내 챌린지는 확실히 다른 난이도였어. 그래도 이 세가지만 잘 외워두면 못할 건 아니야. 1. 빙수 양이 용기를 꽉 채울 수 있어야 할 것. 2. 최대한 가까운 가게로 갈 것. 3. 냉기 전달이 잘 되는 스테인리스 용기를 준비할 것.
빙수 양보다 용기가 너무 크면 빙수가 녹기 쉽다고 해. 그걸 몰랐던 나는 빙수 2인분을 사러 갔다가 4인분을 살 수밖에 없었다는 건 안 비밀….

피자는 가장 큰 용기가 필요했어!


④ 피자

고수: 우리는 피자 라지 사이즈를 시켰어. 역시 사이즈에 맞는 용기가 고민이었어. 피자로 용기내 챌린지를 한 사람들 후기를 보니 주로 프라이팬을 들고 가더라고. 근데 라지 사이즈 피자에 맞는 프라이팬을 들고 오고 가는 건 너무 무거울 것 같았어. 미션은 “어떻게 가볍게 들고 올 수 있을까” 였지. 그러다가 명절 때 전을 올려놓던 ‘소쿠리’가 생각났어! 가볍고, 피자 사이즈에도 딱 맞았어. 소쿠리에 뚜껑이 없는 게 문제였는데, 피자 위에 종이호일을 덮어서 위생적으로 들고올 수 있었어.

올리브: 물론 소쿠리를 들고 피자를 포장하러 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하고 피자를 받은 뒤에도 들고 오는 데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어. 피자집 사장님도 처음에 소쿠리를 보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셨지…. 그래도 우리 취지를 설명해 드리니 “너무 좋은 뜻”이라고 칭찬해 주셨어. 피자 먹고 나면 부피가 큰 종이박스 쓰레기가 남았었는데, 쓰레기가 없으니 뿌듯했어.

“배달보단 불편했지만,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어”…왜냐고?
분명 1인분 포장해왔는데 쓰레기가 이렇게 나왔네..

따파 : 삼겹살을 용기내 포장하는 데는 각종 반찬 통만 무려 8개를 준비해야 했어. 설거지 양도 많았지. 그치만 그 얘기는 일반 포장을 했으면 더 많은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를 썼을 거란 뜻 아니겠어? 그만큼 내가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는 거니까 오늘 하루 환경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뿌듯했어!

데자와 : 원룸에서 혼자 살다 보니 보통 배달을 시키거나 음식을 포장해와서 끼니를 해결했었어. 그런데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는 분리수거 지정일까지 방 한켠에 쌓아둬야 해서 방이 더 좁아질 수 밖에 없었지. 직접 다회용기를 가져가서 포장해오니 쓰레기에게 뺏기는 공간이 줄잖아. 그것만으로도 좋은 것 같아.

올리브 : 친구들이랑 배달음식 시켜 먹으면, 먹고 나서 쓰레기 정리하느라 바빴는데 이번엔 내 용기만 찾아가면 되니 너무 편리했어. 용기 가져가서 포장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먹은 뒤 정리하는 시간은 빨라져서 좋았어.

고수 : 맞아!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음식물쓰레기통에 배달음식 봉지를 통째로 버려둔 경우를 본 적 있어. 어차피 버릴 플라스틱 용기라고 생각하니 음식물 쓰레기를 구분해 버리지 않은 거 아니겠어? 용기내 챌린지를 하면 플라스틱 줄이기는 물론 음식물 쓰레기도 더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아.

민초 : 빙수를 가져올 땐 빨리 와야 해서 자전거로 움직인 덕에 유산소 운동을 했어. (무거운) 마라탕을 가져올 땐 저절로 웨이트 트레이닝이 됐지.(웃음) 운동할 시간이 부족한 ‘바쁘다 바빠’ 현대인들에게 강력추천이야!

용기내 챌린지 캠페인을 주도한 그린피스의 염정훈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캠페인 누적 서명자가 21만 명에 이를 만큼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캠페인으로 성장했다”고 말했어. 또 “이를 통해 더 많은 기업의 플라스틱 감축 선언과 정부의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도 했지. 일회용 플라스틱 문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기업이 재사용과 리필이 가능한 순환 경제 모델을 서둘러 마련해야 변화에 속도가 붙을 테니까.

코로나19 때문에 항상 착용하는 마스크나 구내식당과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비닐장갑도 다 일회용품이잖아. 일회용품 사용을 완전히 피할 수 없는 게 많지만,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라도 일회용품 한번 줄여보는 거. 같이 해보지 않을래?

김미진 인턴기자
노혜진 인턴기자
박채은 인턴기자
천현정 인턴기자
한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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