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尹,문 대통령 품안에 안겨 있었다"..윤 "정치 저질화 말라"

현일훈 2021. 10. 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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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5차 TV토론(MBN 주관)에선 당내 양강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정면 충돌했다.

윤 전 총장은 첫 키워드(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홍 의원을 지목하면서 “당을 분열시키는 내부 총질을 했다”고 직격했다. 홍 의원이 당 대표였던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그의 막말성 발언으로 당 후보들이 그의 지원 유세를 거부했던 일 등을 언급하며 한 말이었다. 이에 홍 의원이 “그때 윤 전 총장은 어디에 있었나. 문재인 대통령 품 안에 있지 않았나”며 “두 번에 걸쳐 벼락출세하고 보수 궤멸에 앞장서는 데 선봉장을 했다”고 맞받았다.

이어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경남지사 시절 있었던 측근 비리를 거론하며 “사전에 알았느냐”고 물었다. 홍 의원이 “알았으면 그냥 놔뒀겠냐”고 반문하자, 윤 전 총장은 “몰랐다면 지사로서 자격이 없고 무능한 것 아니냐”고 압박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만약 고발사주 사건에 손준성 검사가 관련됐다면 (윤 전 총장은 그것을) 알았나, 몰랐나”라고 따졌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선전을 다짐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뉴스1


▶홍준표 의원=“손 검사에게 문제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도의적 책임을 질 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과를 하겠다는 거다.”
▶홍 의원=“둘은 법률공동체 아닌가.”

▶윤 전 총장=“그런 식으로 정치를 저질화하지 말라.”

이후에도 “막말을 하면 정치 수준이 떨어져 국민이 외면한다”는 윤 전 총장 발언에,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나와서 정치 수준을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하는 등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유승민 전 의원은 ‘비정규직’을 키워드로 윤 전 총장에게 질문했다. 유 전 의원은 저성과자 일반 해고를 박근혜 정부 당시 노사정위원회에서 추진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이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해고무효 소송을 내면 법원에서 거의 손을 들어준다”고 답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그건 검사가 재판할 때나 하는 얘기”라고 대응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사진)과 홍준표 의원. 임현동 기자


이날 후보들은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원희룡 전 지사는 질문 키워드로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제시했다.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당연히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의 선거법 위반 무죄 취지 판결을 주도한 권순일 대법관이 지난해 판결 전후로 ‘화천대유’ 실소유주인 김만배씨를 여러 차례 만난 것에 대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많은 의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이 지사 재판을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거나 적용될 수 있는 혐의로 “사후수뢰죄”를 언급했다. 안상수 전 의원은 “부동산 투기범을 때려잡아야 한다”며 ‘토르 망치’를 꺼내 들어 장내에 웃음이 터졌다.

다만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으로 비판에 휩싸인 곽상도 의원 거취를 두고는 입장이 갈렸다. 하태경 의원은 곽 의원 제명을 당론으로 삼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홍 의원은 “제명보다는 자진 사퇴를 했으면 한다”고 답했다. "검사 후배라고 봐주나"라는 압박에 홍 의원은 “제명을 추진해서 사퇴 절차로 갈 수 있다면 찬동하겠다”고 물러났으나, 하 의원은 "'상도 수호' 하면 상도수호당이 된다"고 쏘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곽 의원 제명을 당론으로 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다른 후보들도 같은 의견을 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친누나가 윤 전 총장 부친 주택을 매입한 문제도 거론됐다. "김씨에게 윤 전 총장 부친 집을 사달라고 부탁했느냐"라는 물음에 윤 전 총장은 "부탁한 적 없다. 매수인 신원까지 조회할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지난 29일 오전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입구 모습. 검찰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와 관련자들의 사무실,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장진영 기자


토론 중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주워 담고 싶은 발언’을 사회자가 묻자,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선언 당시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이라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목동 집을 팔자고 아내에게 했던 말이다. 7억원에 판 게 지금 25억원”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를 검토할 때”라고 한 것과 관련 홍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찬성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도 공방거리가 됐다. 홍 의원이 “개 식용에는 반대하지만, 그걸 법률로 금지할 수 있느냐”라고 하자 원 전 지사는 “이러니까 ‘번복 준표’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홍 의원은 “그 좋은 머리로 남 뒤집어씌우는 것만 늘었다”고 응수했다.

현일훈·장윤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현일훈·장윤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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