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의 작전판] 이강인이 원하는 대로, 마요르카 주전 경쟁 이상무

한준 기자 2021. 10. 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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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가운데, 마요르카). 마요르카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캡쳐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RCD 마요르카 이적 후 첫 골을 넣은 이강인(20)이 팀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다. 레반테를 상대할 오는 10월 2일 토요일 밤 11시 15분 2021-2022 스페인 라리가 8라운드 경기도 선발 출전이 확실시 된다.


마요르카의 루이스 가르시아 플라사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며 4-2-3-1 포메이션을 플랜A로 삼고 있다. 이강인 합류 후 치른 아틀레틱 클럽 빌바오전은 4-4-2 시스템을 채택해 이강인이 장점을 발휘하지 쉽지 않았으나, 레알 마드리드전부터 다시 4-2-3-1 포메이션으로 돌아왔다.


레알 마드리드전에 이강인은 에데르 밀리탕과 다비드 알라바를 제치고 왼발 슈팅을 골문 구석으로 꽂아 넣어 올 시즌 라리라 1호골을 넣었다. 하지만 마요르카 지역 매체들이 이강인의 플레이에 반한 것은 그에 앞서 전반 19분 라고 주니어에게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들어 준 논스톱 백힐 패스였다.


이강인은 물리적 속도가 약점이지만 생각의 속도가 빠르고 넓은 시야와 정확한 왼발 킥 능력을 통해 기회를 창출하는 전형적인 플레이메이커다. 이미 팀 내에 전천후 2선 공격수 구보 다케후사가 있지만 구보는 패싱력보다 돌파력에 더 강점이 있어 측면에서 뛰는 게 더 어울린다.


레알 마드리드전에 이강인은 스트라이커 매튜 호프와 비대칭 투톱에 가깝게 뛰었고, 구보는 오른쪽 윙으로 배치됐으나 오른쪽 풀백 영역 및 하프스페이스 전역의 수비를 커버하며 이타적으로 뛰었다. 이강인이 전방에서 공을 연결하고 공격 기회 창출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다.


구보는 이날 경기에 무릎 부상을 입어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이후 마요르카에 2-3으로 패한 경기에 이강인은 전방의 페르 니뇨, 좌우 측면에 아마드 은디아예와 다니 로드리게스와 짝을 이룬 플레이메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주중 레알 마드리드전에 이은 연속 선발 출전 경기 활약에 대해 마요르카 지역 신문 '울티마 오라'는 "여러 차례 잔디 위에 진주를 뿌린 마요르카 최고의 위협"이라고 칭찬했다.


마요르카 이적 당시 이강인의 포지션 경쟁자로 꼽힌 선수는 만 33세 베테랑 2선 공격수 다니 로드리게스다. 오른발 잡이로, 2선 모든 포지션을 볼 수 있고, 주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왔다. 경기 운영 방식은 이강인과 다르다. 이강인이 공을 쥐고 템포를 조율하고 스스로 경기를 설계하는 타입이라면 다니 로드리게스는 전방으로 침투해 직접 득점 상황을 만드는 세컨드 스트라이커에 가깝다.


이강인(마요르카). 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이 입단하면서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 출신 윙어 조르디 음불라의 기회가 줄었다. 구보, 다니, 은디아예 등과 성향이 비슷한 돌격형 선수이기 때문이다. 마요르카에는 지금 이강인처럼 공을 지배하는 유형의 미드필더가 없고, 상대에 대한 맞춤 전술에 따라 다른 조합은 가능하지만 대체로 이강인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마르카를 포함해 다수 스페인 매체,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 등은 레반테전에 이강인의 선발 출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니뇨의 원톱 배치, 은디아예 다니, 이강인의 2선 배치를 전망했다.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드리수 바바와 데 갈라레타의 출전을 전망한 것은 이강인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구성이기도 하다.


구보가 부상으로 10월 후반에야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은 2선 창조성을 이강인에 기대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보는 이강인 합류 전 중앙 지역 기점 패스 및 킬러 패스를 주로 해온 선수다. 그 점에는 이강인이 더 우수하다. 이제 이강인에게 필요한 것은 팀에 승점을 안겨주는 것이다. 아쉽게도 이강인이 선발 출전한 두 경기에서 마요르카는 모두 패했다. 레반테는 7전 4무 3패로 올 시즌 승리가 없는 팀이다. 패배가 용납될 수 없는 상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마요르카 공식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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