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거액 현금결제"..연봉 2억에 원룸, 유동규 미스터리

박건 2021. 10. 1. 18: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JTBC캡처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특혜와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일 검찰에 체포된 유 전 본부장의 생활 패턴과 재산, 평판 등이 통상의 공사 간부들과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억대 연봉 유동규가 원룸에?


1일 중앙일보 취재와 경기도보 등을 종합하면 유 전 본부장은 2억원이 조금 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들은 그의 재산에 대한 보도에 다소 놀라는 분위기였다. 그의 직장 이력과 평소 씀씀이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유 전 본부장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인 2010년부터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2018년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돼 지난해 말까지 2년 넘게 일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연봉은 1억4500만 원 정도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 간부는 1억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연봉과 상여금을 포함하면 연간 2억원 정도를 수령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올해 초 경기도보에 등록된 재산은 유 전 본부장의 재산은 2억165만원이었다. 당시 살고 있던 수원시 아파트는 전세가 4억2000만원, 현금은 1000만원을 보유했다. 본인과 배우자의 총 예금은 7780만원이고 부인 명의로 2013년식 그랜저 차량을 소유했다. 여기에 금융권 채무가 3억1845만원이었다.

유 전 본부장의 통 큰 씀씀이도 화제다. 회식을 하면 직원들에게 대리운전비를 주거나 계산을 전부 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유 전 본부장이 카드보다는 현금을 주로 썼다. 지갑에 오만원권 지폐가 가득했다”는 목겸담을 전하기도 했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함께 룸살롱을 간 적이 있는데 현금으로 거액을 결제하곤 했다”고 말했다.


공개된 재산은 2억 원대, 현재는 원룸 거주


지난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본사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의 주거지를 비롯해 천화동인 2~7호 실소유주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뉴스1
유 전 본부장이 체포 직전까지 살던 곳은 경기도 용인시의 13.2㎡짜리 원룸이다. 지난 23일 전입 신고를 해서 임시 거처로 보인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방 크기와 창문이 있느냐에 따라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5만원, 500만에 월 45만원 하는 원룸”이라며 “주로 사회초년생이나 학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인데 유 전 본부장이 살고 있다고 해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성남지역 한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워낙 돈을 잘 썼기 때문에 현재 원룸에 산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지역 내에선 유 전 본부장이 ‘그동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쓴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사는 곳은 위장이고 모두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한다”고 말했다.


대장동 개발 전략사업실과 선 긋기


'대장동 게이트' 특혜수익 환수 촉구 피켓팅하는 안철수 대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지도부가 30일 화천대유 대장동 게이트 특혜수익 환수 촉구를 위해 예금보험공사를 방문해 피켓팅을 하고 있다. 2021.9.30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성남도시개발공사 한 관계자는 “공모지침서를 만든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만 직보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가 퇴직 후 만든 유원홀딩스라는 회사로 대장동 개발 이익이 흘러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유동규 나쁜 사람 아니다” 반론도


그러나 유 전 본부장을 변론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달 유 전 본부장에게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 한 지인은 “대장동 개발에 관해 물었더니 ‘억울하다’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과 친분이 있다는 다른 관계자는 “그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유 전 본부장은 재직 당시 열심히 일했던 것은 사실이다. 화끈하고 좋은 사람이지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런 일에 휘말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을 하던 2010년 성남시장에 출마한 이 지사를 지지하며 인연을 맺었으며 ‘이재명의 장비’라는 수식어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최근 “산하 기관 중간 간부를 측근이라고 하면 측근이 미어터진다”고 선을 그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박건 기자 park.k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