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부활?..'ESG·모빌리티' 테마형 펀드에 돈 몰린다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 열풍 속에서 장기간 소외받았던 주식형 펀드가 다시 주목받는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며 수익 내기가 쉽지 않아지자 코로나19를 계기로 대거 증시에 입성한 ‘동학개미’들이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간접 투자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지난 7월 이후 3개월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922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유형별로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 4341억원, 인덱스 주식형 펀드에 4881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미국의 테이퍼링 언급과 중국 정부의 홍색 규제 이슈,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인 헝다그룹 채무 불이행 사태가 불거진 최근 한 달 동안 액티브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직접 투자가 어려워지자 장기적으로 믿고 맡길 만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 재량에 따라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 외면을 받아왔다. 비싼 수수료를 받아가면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펀드가 적잖았기 때문이다. 2015년 전후로 배당주 펀드나 중소형주 펀드가 반짝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액티브 펀드 전체로는 자금 유출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 속에 개인투자자의 직접 투자가 늘어나며 운용 수수료가 적고 투자 상품 폭이 넓은 ETF(상장지수펀드)가 대세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올 하반기 들어 3개월간 ETF에서 2조5000억원이 유출됐다. 반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ESG나 메타버스 등 장기 성장성이 강한 테마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ETF 제외) 중 올 들어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는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펀드(1550억원)’다. 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하는 ESG 테마 펀드다. 그 뒤를 이은 키움차세대모빌리티펀드(1455억원), KB코리아뉴딜펀드(1176억원), 미래에셋코어테크펀드(1139억원) 등은 모빌리티와 IT, 성장주를 테마로 묶은 펀드로 눈길을 끌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ESG나 혁신 테마를 가진 펀드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주식 펀드처럼 국내 주식도 장기 성장, 장기 기대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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