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출 조이면서..공기업은 저리 대출 '펑펑'

조현석 기자 2021. 10. 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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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조현석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빠르게 증가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인식하에 그 관리방안을 협의하겠습니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정부의 고강도 대출 옥죄기에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이고 있죠. 지난달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2년만에 3%를 뚫고 올라갔습니다. 전세대출, 잔금대출까지 조이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또 입주를 앞두고 돈을 못구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속출하고,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사다리마저 끊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지고 있는데, 이와는 딴판으로 일부 공공기관들은 임직원들에게 저금리로 고액의 주택대출을 펑펑 내주고 있어 특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경제뷰포인트 시간엔 관련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공공기관 직원들의 저리 대출 논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긴 합니다만, 정부가 서민들의 전세대출까지 조인다고 엄포를 놓는 상황이라 더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먼저 대출이 어느 정도나 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지난해 공공기관 임직원이 받은 주택 관련 사내대출이 약 20% 증가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인데요. 여길 보면 350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주택대출 실행액은 3천383억원입니다. 2019년 2천813억원에 비해 1년새 570억원, 20%나 늘었습니다. 추이도 꾸준한 증가세인데요. 2016년엔 1천889억원, 2017년엔 2천117억원, 2018년엔 2천640억원이었습니다. 2016년에서 2020년 사이에 4년간 79% 증가한 셈입니다.

<앵커>

이번 정부 들어서 증가세가 가파른데, 대부분이 초저금리 대출이라는 거잖아요?

<기자>

재원조달방식이나 요건, 금리는 기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만, 일부 공공기관은 별다른 요건도 없이 직원들에게 1~2% 수준의 낮은 금리로 1억원 안팎의 고액 주택 대출을 내주고 있습니다. 좀 보면 한국예탁결제원의 경우 85제곱미터 이하 주택을 살 경우엔 0.69%, 85제곱미터 이상 주택을 살땐 0.99%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요. 남동발전도 0.6%로 9천만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4천억원 이상 적자를 기록한 강원랜드는 2%로 최장 20년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석유공사도 0.5~1.5%의 금리로 1억5천만원까지 대출을 해줍니다.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정부가 내주는 디딤돌 대출의 최저금리가 2% 초반대이니까, 연봉 1억원씩 하는 공기업의 사내대출 금리가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주택 융자금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금리 우대가 지나치다고 꼬집었습니다.

<앵커>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인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가 필요해 보이는데요?

<기자>

공공기관의 사내대출이 특혜논란이 커지자 기재부는 전체 공공기관에 9월부터 직원의 주택구입 자금 대출 이자율을 시중은행에 맞추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지침을 얼마나 따를 지는 미지수입니다. 상당수 공공기관들이 사내 대출제도는 노사단체협약 사항이라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며 버티고 있어섭니다. 실제 근로기준법을 보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정부가 지침을 내렸다고 해도 강제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때문에 기재부는 성과급과 연동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지침을 따르지 않은 기관이 불이익을 받도록 해서 노사 합의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기재부는 지침을 따른 공공기관이 몇 곳이나 되는지 아직까지 현황 파악도 못한 상태고, 불이익을 얼마나, 어떻게 줄지 등은 아직도 결정도 못한 상황입니다.

[오정윤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과장: 비계량 지표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몇 점을 주겠다, 3점을 깎겠다 지금 이렇게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복리후생 지표 중에서 이것을 감안해서 연말평가에 어떻게 할지를...]

<앵커>

정권말이라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면 공공기관 혁신 동력을 정부가 어떻게 확보해 나갈지, 좀 지켜봐야 겠습니다. 잘들었습니다.
조현석 기자 hs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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