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배포가 환경 살리기?..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고정미 기자]
▲ 9월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포장 주문한 고객이 매장을 나서고 있다. 스타벅스는 코리아는 이날 하루 매장을 방문해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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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대상]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는 친환경? 그린워싱?
"환경을 생각하는 특별한 음료 한잔" (스타벅스)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그린워싱" (환경운동연합)
글로벌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지난 9월 28일 하루 동안 매장에서 커피 등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5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플라스틱 컵에 담아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다회용 컵) 데이' 행사를 열었다. 사실상 '공짜 컵 마케팅'에 힘입어 이날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로 붐볐고, 일부 제품이 온라인 중고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회용 컵 사용 절감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글로벌 고객 행사"라고 밝혔지만, 환경운동연합은 그날 "일회용품 사용 감축은 고사하고 오히려 자원 낭비와 새로운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행태이며, 소비자를 우롱하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제공이 1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효과가 있는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①] 리유저블 컵 온실가스 배출량 3.5배 많아... 4회 이상 재사용해야
커피 전문점에서 1회용 컵 대신 텀블러 같은 개인 컵이나 다회용 컵을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자원 절약, 쓰레기 감소 등 환경에 여러 가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16온즈 크기)은 기존 1회용 종이 컵이나 페트(PET) 컵보다는 재질이 단단한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 물로 세척하면 여러 차례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제작과 세척, 폐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과 일회용 컵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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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건 제품의 소재와 무게다. 동일한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다회용 컵과 뚜껑, 빨대를 합한 무게는 약 49g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약 14g보다 약 3.5배 무겁다.
플라스틱 다회용 컵 온실가스 배출량도 85.7gCO₂e(이산화탄소 환산 그램)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컵 24.5gCO₂e의 약 3.5배였다. 따라서 다회용 컵을 4회 이상 써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 밝히는 다회용 컵 권고 사용 횟수는 20회다. 스타벅스코리아 홍보사회공헌팀은 29일 "다회용 컵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권고 사용횟수는 20여 회지만, 보관 상태에 따라 수십 회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권고대로 다회용 컵을 20회까지 사용하면(다른 말로, 일회용 플라스틱 컵 20개 사용을 대신하면) 확실히 온실가스 배출 절감 효과가 있다. 다회용 컵은 20회까지 사용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1회용 컵 20개를 사용하면 그보다 약 6배(489.4gCO₂e)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다만, 다회용 컵을 세척할 때마다 사용하는 물의 양까지 감안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효과는 더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재사용 횟수가 3회 이하면 오히려 다회용 컵이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게 된다. 한번만 사용할 경우 위에서 봤듯이 온실가스를 61.1gCO₂e 더 많이 배출하게 되며, 2회는 36.6gCO₂e, 3회는 12.1gCO₂e 더 나온다. 4회부터 비로소 다회용 컵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12.4gCO₂e로 줄어들게 된다.
분석을 진행한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다회용기는 손상될 때까지 써야 의미가 있는데 이번 리유저블 컵 대란은 또 하나의 '일회용컵 같은 다회용컵'을 소유하는 의미가 더 커 보인다"면서 "결국 '리바운드 효과'(반동효과 : 친환경제품 구입 등 환경을 위한 행위가 오히려 환경에 해가 되는 현상)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검증내용 ②] 매장 내에서 1회용 컵 제공해 재사용 가능성 낮아
그동안 1회용품 규제와 다회용기 사용을 적극 요구해온 환경단체에서 이번 스타벅스 행사에 반대 목소리를 낸 이유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플라스틱 컵을 이벤트 형태로 대량 배포한 데다, 매장에서 1회용 컵을 제공하고 있어 다회용 컵 재사용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리유저블 컵 제공 수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내 매장 수가 올해 6월 말 기준 1574개에 이르고, 하루 평균 방문객이 약 8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최소 수십 만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 9월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다회용 컵에 음료 담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코리아는 이날 하루 매장을 방문해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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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동안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려고 1회용품 사용을 제한했지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커피 전문점 등에서 1회용품 사용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그동안 매장 내에서 1회용 컵 사용을 금지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감염 위험을 막는다는 이유로 매장 내에서 개인 텀블러 사용을 금지하고 1회용 컵을 허용했다.
[전문가 의견] "반복 사용 유도 대책 빠져"... "불필요한 물건 거절할 권리도"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 활동가는 "기존에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던 사람들이 스타벅스에서 다회용기를 제공한다고 다회용기 사용량이 크게 늘고 일회용 컵 사용량이 줄 것 같지는 않다"면서 "심지어 이번 이벤트 이후 여러 중고거래 사이트에 물품이 올라오는데, 이는 다회용컵이 실제로 사용된다기보다는 1회성 인증용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리유저블 컵을 배포한 취지를 살리려면 소비자가 다시 그 컵을 가지고 매장을 찾아야 하는데 반복 사용을 유도하는 후속 대책은 없었다"면서 "소비자들도 이 컵을 텀블러처럼 매장에서 재사용하기보다는 '굿즈'처럼 집에 보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벅스가 진정으로 환경을 생각했다면 유저러블 컵을 공짜로 뿌릴 게 아니라 개인 컵을 들고 온 고객에게 커피를 공짜로 제공하는 게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윤희 선임연구원도 "기후변화행동에서 중요한 건 불필요한 것을 거절할 권리"라면서 "이미 다회용컵을 충분히 갖고 있어서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에게도 제공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5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1회용 컵을 없애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고 개인 컵 사용자에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행사 이후에 보다 많은 고객들이 지속적인 다회용 컵 사용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증 결과] 스타벅스 플라스틱 컵 배포가 친환경?... '대체로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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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팩트] |
스타벅스코리아 |
"리유저블 컵 데이는 1회용 컵 줄이기 위한 친환경 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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