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태양' 판 흔든 안지호, 짧은 분량 불구 강렬한 존재감

황소영 2021. 10. 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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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태양' 안지호

배우 안지호가 짧은 등장이지만 임팩트를 남겼다.

지난 9월 25일 방송된 MBC 창사 60주년 특별기획 금토극 '검은 태양' 4회 엔딩은 안방극장을 발칵 뒤집었다. 주인공 남궁민(한지혁)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국정원 내부 배신자가 박하선(서수연)일 수도 있다는 결정적 단서가 드러났기 때문. 이 단서를 제공한 사람은 바로 베일에 싸인 채 사망한 국정원 요원의 아들 안지호(최상균)였다.

국정원도 아버지의 죽음에 복수를 다짐한 천재 소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안지호는 노트북 하나로 일급 기밀자료들을 손쉽게 빼내는가 하면 함정 코드를 설치해 국정원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절체절명의 상황 속 분노를 토해내며 국정원 어른들을 상대하는 소년의 모습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아무리 복수심에 가득 찼다 할지라도 소년은 그저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안지호는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진 남궁민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남궁민이 찾던 내부 배신자가 박하선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극의 중요한 열쇠를 제공한 소년의 엔딩이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선사한 것. 이와 함께 울분뿐인 소년이 다시 어른에게 마음을 열게 된 이 변화가 시청자들의 가슴 한편에 따뜻함을 안겼다.

소년의 감정 변화를 밀도 있게 표현해낸 안지호의 연기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안지호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 그리고 이 죽음에 얽힌 국정원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찬 최상균의 감정선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모든 걸 놓아버린 듯한 소년의 공허한 눈에 울분이 차오를 때 시청자들은 같이 마음 아팠고, 그런 소년의 눈에 믿음이 차오른 순간 시청자들은 안도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안지호가 드라마 데뷔부터 드러낸 남다른 존재감. 지난해 SBS 월화극 '아무도 모른다'에서 비밀을 품은 소년으로 분한 안지호는 데뷔 첫 드라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 시청자들의 호평과 함께 '2020 SBS 연기대상'에서 청소년 연기상까지 거머쥐었다.

'아무도 모른다'부터 이번 '검은 태양'까지, 안지호가 보여준 연기가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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