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당신의 지렛대

전필수 2021. 10. 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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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영끌.

빚내서 투자,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한다는 얘기인데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빚투', '영끌'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진 자산이 적다 보니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보기 위해 빌릴 수 있을 만큼 빌려서 투자하는 것도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지렛대 효과를 보기 위한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인데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와 화천대유와 같은 부동산 개발 시행사의 그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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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빚투, 영끌.

요즘 경제 관련 뉴스에서 귀에 못이 박힐 만큼 많이 들리는 신조어들이다. 빚내서 투자,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한다는 얘기인데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빚투’, ‘영끌’을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보자면 지금이라도 올라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 심리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가진 자산이 적다 보니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보기 위해 빌릴 수 있을 만큼 빌려서 투자하는 것도 경제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레버리지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는 요즘 최고의 화제인 ‘화천대유’일 것이다. 화천대유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통한 프로젝트금융(PF)으로 수백~수천 배의 레버리지를 일으켰다. 이 같은 레버리지 투자 성공의 1차 관건은 얼마나 돈을 끌어들일 수 있느냐다. 프로젝트금융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PF의 기본 구조는 금융기관 등 남의 돈을 투자받거나 빌리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족이 늘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신용융자 한도가 거의 찼을 정도다. 신용융자란 증권사가 투자고객으로부터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인데 보통 증권사 자기자본의 80~90%선에서 한도를 설정해 놓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자기자본이 9조3897억원인데 7조5000억원까지 신용공여를 할 수 있는 식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10일 기준 7조2844억원을 고객들에게 신용으로 빌려줘 신용융자 한도가 2156억원밖에 남지 않았다. 3조9000억원까지 빌려줄 수 있는 NH투자증권은 아예 한도를 소진했다고 한다.

증권사 입장에선 더 빌려주고 싶어도 빌려줄 여지가 사라진 셈이다. 실제 지난달 중순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신규 신용융자를 중단하기도 했다. 지렛대 효과를 보기 위한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인데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와 화천대유와 같은 부동산 개발 시행사의 그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시행사의 PF 구조를 보면 시공을 하는 건설사와 금융회사가 상당부분 개발사업 리스크를 지는 구조다. 시행사 역시 리스크를 지지만 자본금 규모가 적다 보니 기대 이익에 비한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를 활용한 투자의 리스크는 대부분 개인들에게 귀속된다. 통상 증권사들은 개인이 보유한 현금의 150% 수준에서 매매대금을 빌려준다. 기존 보유 주식이 있으면 보유 현금의 10배까지도 빌려주지만 어디까지나 보유 주식 평가금액 내에서다. 빌려준 주식 값어치가 떨어져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이 되면 증권사는 가차없이 해당 주식을 시장가에 팔아버린다. 증권기사에 가끔 나오는 반대매매다.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평균 5.3%(1~7일)~7.9%(61~90일)수준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말이 신용이지, 사실상 담보 대출인 셈인데 상당한 고금리라고 할 수 있다. 5~7%는 은행 이자의 3~4배 수준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들의 연간 목표수익률이기도 하다. 레버리지를 좋아하는 이여. 당신은 투자의 귀재도, 화천대유도 아니다.

전필수 자본시장부장 겸 기업분석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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