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의 미술들이 있는 곳! 10월 미디어 비엔날레 2 #인싸 전시_36

라효진 2021. 10. 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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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애호가들이라면 가을 나들이 코스에 반드시 넣어야 할 전시들.
「 거북이와 두루미 」
중앙홀에 설치된 이미주의 〈여래신장〉(2021). 근두운을 탄 손오공이 세상의 끝까지 날아가지만, 결국 부처의 손바닥 안이었다는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설치 작품으로 거대한 힘과 커다란 것 사이에서 작디 작은 우리를 인지하게 한다.

경성역은 1920년대부터 나혜석 등 많은 이들을 신의주에서 중국까지 실어 날라 종국에는 유럽에 닿게 한 기차역이었다. 현재는 그 쓰임을 다하고 ‘문화역서울 284’로 거듭난 전시 공간 곳곳에 독특한 ‘문자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타이포그래피를 주제로 삼은 유일한 비엔날레 ‘타이포잔치 2021’가 ‘문자와 생명’을 주제로 진행 중이기 때문. 장수의 의미로 민화 등에 곧잘 등장하던 거북이와 두루미를 타이틀로 내건 이번 타이포잔치는 전 세계 50여 명(팀)이 참여해 글자에 국한하지 않고 기호, 사람이나 동물의 얼굴, 그림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디지털 세대의 시각 문자인 ‘밈’을 주제로 모방과 복제의 방법론을 사용하여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현하는 람한, 문탠샵, 최하늘 등 동시대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밈의 정원’ 챕터.
인간은 오래 전부터 행복을 빌고 길흉을 점치는 목적으로 부적을 만들거나, 별의 운행과 우주의 지도를 해석하며 보이지 않는 현상을 향한 두려움을 달랬다. 개성있는 시각적 표현을 선보여온 작가들의 바람과 신념을 신목에 매달린 오방색 댕기처럼 설치한 ‘기도들’ 챕터.
글자체 디자이너와 사진작가들이 텍스타와 이미지를 사용해 만든 ‘안녕의 인사’들.

우리나라 최초의 양식당 그릴이 있던 2층에는 한 세기가 지나 디지털 세대의 시각 문자인 ‘밈’을 주제로 모방과 복제의 방법론을 사용하여 작업 세계를 구현하고 있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현란한 정원이 펼쳐진다. 지하의 주방에서 음식을 나르기 위해 한국 최초의 음식 운반용 엘리베이터가 있었던 준비실에는 VR 작품이 설치됐다. 다양한 상징을 통해 각자의 바람을 표현한 방법론을 거대한 서낭당처럼 설치한 ‘기도들’ 챕터, 문화역서울 284에 들어서자마자 석조건축의 웅장한 개방감과 영롱한 스테인드글라스의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중앙홀을 장악한 이미주 작가의 거대한 설치작품 〈여래신장〉 등 이색적인 시각적 쾌감과 메시지를 전한다. 10월 17일까지.

「 하루하루 탈출한다 」
오늘날 고도화된 소비지상주의적 문화 속 가치체계를 탐구하는 취미가X워크스의 현수막 작품 〈OoH〉, 2021, 가변크기.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설치 전경.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열리는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는 제목부터 폐부를 찌른다. 미국에서 방영됐던 시트콤 제목에서 착안한 이번 비엔날레의 타이틀은 현실의 제약으로부터 탈출하려는 개인의 욕망을 ‘도피주의’로 살펴본다. 2020년 초 팬데믹이 확산되던 때 중국 후베이에 있던 리랴오는 손바닥에 기다란 나무 장대를 올려놓고 묘기하듯 봉쇄된 도심을 누비는 영상 작품 〈모르는 채로 2020〉를 제작했다. 뉴욕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 DIS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화이트 워커(백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제의 쟁점을 시크하게 짚어 낸다.

DIS, 〈절호의 위기〉, 2018, HD 비디오, 컬러, 사운드, 3분 48초
리랴오, 〈모르는 채로 2020〉, 2020, 3채널 비디오 설치, 컬러, 사운드, 각 6분 52초, 10분 39초, 16분 45초.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유통망 설치전경, 중구 PER, 2021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유통망 설치전경. 마포구 책방곱셈 2021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대두된 ‘인종주의, 젠더, 계급, 정체성, 이주와 환경 문제를 예술로 전유하여 불안한 현실을 돌파하는’ 41명(팀)의 58점의 작품들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3개 층은 물론 서울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다. 비엔날레는 ‘유통망’이라는 이름 아래 카페, 음식점, 상점, 서점, 미디어캔버스 등 서울시 전역 100곳에 달하는 거점에 비엔날레 전시 작품의 재현물을 게시하는 프로젝트를 펼친다. 을지로 내추럴 와인바 ‘PER’에 설치한 올리버 라릭의 〈사이〉 스타일 이미지, 해방촌 서점 ‘고요서사’에 설치한 홍진훤의 〈DESTROY THE CODES〉 프로젝트 온라인 구독 서비스 등을 찾아보는 재미도 놓치지 말 것. 11월 2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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