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 kt 잡은 스트레일리, 상승세 유지가 관건
[유준상 기자]
2주 전의 좋은 기억을 다시 살렸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갈 길 바쁜 선두 kt 위즈를 또 잡았다.
롯데는 9월 30일 오후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홈 경기서 8-4 4점 차 승리를 거두었다. 1회부터 배제성을 몰아붙인 타자들은 3회말 빅이닝에 성공하면서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고,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롯데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가 30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서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8승 도전에 성공했다. |
ⓒ 롯데 자이언츠 |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력 뽐냈던 스트레일리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특히 경기 초반을 어렵게 풀어갔다. 1회초 배정대의 병살타로 큰 위기가 없기는 했지만, 안타 2개를 내줬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 제라드 호잉과의 7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를 얻어맞기도 했다.
그러나 1~2회 모두 슬라이더의 위력이 돋보였다. 1회초 무사 1루서 배정대에게 2구로 슬라이더를 선택해 방망이를 이끌어냈고, 이어진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유한준과의 맞대결에서도 슬라이더로 헛스윙 유도에 성공했다. 2회초 허도환의 삼진과 천성호의 땅볼 상황에서도 스트레일리의 마지막 구종은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패스트볼에도 힘이 느껴졌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8.3km로 시즌 평균(145.6km)에 비해 약 2km 이상 빨랐다. 최고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평소보다 좋은 구위를 뽐낸 스트레일리는 3회초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경기 개시 이후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초에는 선두타자 강백호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이후 세 타자를 잡아내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초를 출루 없이 공 13개로 끝냈지만, 6회초 1사 이후 배정대와 강백호의 연속 볼넷으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에 폭투까지 더해져 1사 2, 3루가 됐다. 다행히 장성우의 삼진과 호잉의 뜬공으로 루상에 있던 주자를 불러들이진 않았으나 6회초에만 27구를 던지면서 투구수가 109구까지 급격하게 늘어났다. 결국 6회초를 끝으로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겨주었다.
볼넷 줄여야 하는 스트레일리, 아직 갈 길이 멀다
6이닝을 던지면서 후반기 들어 세 번째 QS(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에 비해서 투구 내용에 있어서는 100% 만족할 수 없었다. 13일 만의 호투를 펼쳤다는 점에서 성과도 존재했지만, 역시나 많은 볼넷이라는 과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지난해 194.2이닝 동안 51개의 볼넷을 기록, 9이닝당 볼넷은 2.36개에 불과했다. 무려 205개의 탈삼진을 솎아낸 덕분에 K/BB(탈삼진/볼넷) 비율은 4.02로 리그 전체서 알칸타라(6.07), 브룩스(5.42), 요키시(4.60)에 이어 네 번째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랬던 스트레일리가 올핸 정반대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38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지난해 소화 이닝에 한참 미치지 못함에도 벌써 61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K/BB 비율은 2.20으로 리그 전체 15위에 머무르고 있다.
30일 kt전에서도 마찬가지다. 피안타 3개가 전부 단타에 그치면서 장타 허용어 없었는데, 3개의 볼넷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맞은 강백호에게만 2개의 볼넷으로 고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9월 5경기서 승리를 거둔 두 경기 모두 kt전이었다는 점에서 스트레일리가 반등했다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이르다. 들쭉날쭉한 페이스라면 팀 입장에서도 내년 시즌 동행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팀의 고민을 덜어내야 하는 스트레일리로선 10월 한 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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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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