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 타자기]대중 속으로 돌아간 美대통령들..도서관에서 만나요

우수연 2021. 10. 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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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 '대통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물어보면 '독재, 부정축재, 탄핵, 쿠데타, 투옥'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저자인 라윤도 교수는 기록 저장소이자 교육 기관으로서의 대통령 도서관이 미국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한 '대통령 문화'의 원천이 됐다고 강조한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대통령 문화'를 벤치마킹하면서 우리도 역사 속에서 존경받고 신뢰받는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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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3개 대통령 도서관 방문기
미국 민주주의의 원천 '대통령 문화'
철저한 기록 보존·공유로 업적 평가 및 검증
벤치마킹 통해 우리나라 대통령 문화도 변화해야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 ‘대통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물어보면 ‘독재, 부정축재, 탄핵, 쿠데타, 투옥’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들이 쏟아져 나온다. 반면 미국의 대학생들은 같은 질문에 ‘명예, 존경, 사랑, 헌신, 용기’와 같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단어부터 꼽는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이 같은 인식 차이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불명예 퇴진, 본인 및 친인척의 구속 수사 연루, 수감 생활을 이어가며 임기 후에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반면 미국의 수많은 전직 대통령들은 임기 후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거나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원로 또는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미국 전역에는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시 및 카운티 명칭, 건물, 도로, 자연 지형, 유적지 등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권력을 내려놓고 다시 대중 속으로 돌아간 전직 대통령들이 그만큼 국민들의 애정과 존경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은 1955년 ‘대통령도서관법’을 제정해 임기 중 대통령의 모든 기록을 국가 재산으로 지정하고 미국 전역에 대통령 도서관을 설립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도서관 설립 재원은 대통령 스스로 마련하게 하고 운영·관리는 연방정부에서 맡아 하는 구조다. 도서관에는 전직 대통령이 재임 당시 행했던 모든 기록에 대한 문서, 메모, 영상, 사진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퇴임 이후 개인사 및 가정사에 대한 자료까지 모두 보관돼 있다.

저자인 라윤도 교수는 기록 저장소이자 교육 기관으로서의 대통령 도서관이 미국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한 ‘대통령 문화’의 원천이 됐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오랜 대통령 문화를 이해함으로써 후손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이는 곧 애국심과 자긍심의 바탕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13개의 대통령 도서관을 직접 찾아가 보고 쓴 방문기다. 기자 출신 교수인 저자가 꼼꼼한 자료 조사와 사전 기록을 바탕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낸다. 대통령들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 유년 시절의 성격·일화 등을 담아내며 인물의 일대기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현지 도서관 담당자나 지역 주민과의 인터뷰까지 담아 마치 르포 형식의 취재 기사를 읽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도 느껴진다. 여기에 대통령학 연구자들의 객관적인 대통령 직무평가 지표들을 덧붙여 미국 내에서 각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마지막 연차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돌입했다.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대통령 문화’를 벤치마킹하면서 우리도 역사 속에서 존경받고 신뢰받는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대통령 문화와 민주주의-미국 13개 대통령 도서관을 찾아서/라윤도 지음/좋은땅/1만5000원)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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