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할인 혜택에 폰 반납하지만..개인정보 유출에 시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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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는 사용하던 핸드폰을 반납할 경우 새로운 기기에 대한 할인을 제공하지만, 회수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핸드폰에는 은행업무 등을 위해 각종 인증서나 얼굴·지문 등의 생체 정보와 같은 개인정보가 많이 담겨있는데, 기기반납을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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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화까지 약속했지만 대리점 직원이 개인정보 유출
전문가 "기기반납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해야"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이동통신 3사는 사용하던 핸드폰을 반납할 경우 새로운 기기에 대한 할인을 제공하지만, 회수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문가는 이를 계기로 기기반납을 관리하는 업체가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기기반납 프로그램을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튜버로 활동하는 20대 여성 A 씨는 지난 3월 서울 홍대 근처에 있는 KT 대리점을 방문해 새 핸드폰을 구입했다. A 씨는 요금을 할인해준다는 대리점 직원의 말을 듣고 다이어트 전후 비교 하기 위해 찍어 놓은 나체 사진 등을 민감한 개인정보를 모두 삭제한 뒤 핸드폰을 반납했다.
A 씨는 "암호를 적어주고 가면 (대리점 측에서) 초기화를 해준다고 해서 포스트잇에 (암호를) 적어서 드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지난 5월 모르는 한 남성으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라며 기존 휴대폰에 저장돼있던 사진 9장을 전송받았다. 전송받은 사진 중에는 A 씨가 다이어트 전후 비교를 위해 찍어놓은 나체 사진이 포함돼있었다.
알고 보니 대리점 직원이 A 씨가 쓰던 핸드폰에 있던 정보를 복원한 뒤 이를 유출시킨 것이었다. 이 지점에서 일했던 전 KT 대리점 관계자는 "매장 안이었다. 창고에 들어가 봤는데 3~4명이 몰려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라며 "'이게 뭐냐' 하고 보니 나체 사진 같은 것을 돌려보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A 씨는 "KT 앞을 지나갈 때마다 너무 불안하다. '저 직원도 봤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내 커리어 자체에도 위협이 되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까. 죽고 싶었다"라고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복구 전문가는 공장 초기화를 3번 이상해야 정보가 삭제된다고 지적했다. 신동휘 스틸리언(보안업체) 부사장은 28일 MBC와 인터뷰를 통해 "3~4회 이상 공장 초기화를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라며 "SD카드를 쓰고 있는 핸드폰의 경우에는 SD카드를 분리한 다음 파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용 못 하도록 하는 게 좋은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장 초기화를 여러번 거듭해야만 휴대폰 속 개인정보가 삭제된 것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난색을 표했다. 핸드폰에는 은행업무 등을 위해 각종 인증서나 얼굴·지문 등의 생체 정보와 같은 개인정보가 많이 담겨있는데, 기기반납을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의 기기반납 프로그램을 이용한 20대 대학생 B 씨 "나도 신형 핸드폰을 할인해준다는 말을 듣고 기기반납을 했다"라며 "4년간 사용해 금융정보, 개인 기록이 잔뜩 있는 핸드폰을 공장 초기화만 한번 하고 대리점에 맡겼다. 복구가 쉽다니 반납한 기기 안의 정보가 어디로 새지 않았을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기기반납이 개인정부유출 문제로 이어진 만큼 정부 등이 나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기반납이 소비자에게 주는 이점도 있다. 문제는 이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이라며 "통신사 자율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정부 기관이 나서서 관련 업체의 경각심을 키울 수 있도록 기기반납 프로그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한다"라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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